“서울대 농대부지는 관리의 주체인 기획재정부와 서울대가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수원시가 어떻게 가로등하나 설치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묘한 지역”

“청와대도 개방하는 시대입니다. 중요한 국가 기밀시설이 잇는 것도 아닌 그저 지금은 안 쓰고 있는 국가 땅일 뿐인데 개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국민과의 소통이고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의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임인수 수원시 팔달구 서둔동 동장이 옛‘서울대 농대부지’와 관련, 개방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한말이다.

 ▲ 임인수 수원 팔달구 서둔동 동장

동장은 서둔동 동장으로 재임하면서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여기서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예전에 농대부지가 대학 캠퍼스로 활용됐을 당시에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었던 땅이었는데 대학이 서울로 이전하면서 부지통제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다. 수원 외곽이라고 보기어도 어려운 지점에 마을과 마을을 가로막은 도심 속의 DMZ가 바로 옛 서울대 농대 부지다. 이것을 개방해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행정이다”며 공무원다운 말을 했다.

임 동장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동장으로 발령 나기 전까지 근 10년 가까이 수원시 도시계획과에 근무하면서 도시발전을 연구하면서 부터다. 동장으로 발령 나기 이전부터 임 동장은 “국가가 관리하지 못하는 토지는 지방정부에게 관리를 위임해 관리 책임을 맡기고 위임 받은 지방정부는 시민 또는 국민을 위해 토지를 활용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소신처럼 생각해 왔다.

그런 그가 수원 서둔동의 동장으로 발령이 나서 동의 한 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옛 서울대농대 부지를 보고, 하루 빨리 개방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공감이 간다는 뜻을 전하며 “서울대 농대부지는 상당히 큰 평수에 숲이 조성되어 있다. 현재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동장으로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옳다. 밤에 청소년들이 몰래 출입해 큰 사고로 이어질 까 염려스럽기도 하고, 도심 복판에 사람의 출입이 없으니 을씨년스럽기 까지 한다. 정부와 서울대 측이 개방을 한다면 숲의 정비에 필요한 재원을 시가 되고 재산권 행사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이기적 발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 농대부지는 울창한 숲을 보이고 있다. 마치 온라인게임에나 나올법한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길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건물들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어 치안에도 상당한 문제점을 들어 내놓고 있으나 관리의 주체인 기획재정부와 서울대가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원시가 어떻게 가로등하나 설치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묘한 지역이 됐다.

이를 해결해 보려는 동장의 발품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대한민국 동장의 힘으로 높디높은 기획재정부의 고위관리와 서울대 측의 높은 담벼락을 넘기에는 역부족인 듯, 임인수 동장은 씁쓸하다는 표정으로 “중앙정부의 공무원이 공무원답게 시민을 생각한다면 곧 개방될 것이리라 믿고 있다. 그렇게 믿고 공무원 생활에 충실하다보면 머지않아 개방될 것이다”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