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3불정책의 하나인 고교등급제 금지조항도 사라질 전망이다. 하향평준화 교육제도라며 학적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 때부터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질타하고 있다.
어디에도 인성과 창의성을 기르자는 발언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수능성적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사회봉사와 자원봉사를 더 많이 하고, 사회에 기여도가 더 높은 학생들을 뽑겠다기 보다는 계량화 되고 수치와 되어 있는 정형화된 학생들을 더 많이 뽑는 것이 마땅하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혹시 이들은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의 뜻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단지 맹자의 모친이 아들의 성적만을 위해서 이사를 서너 번씩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맹모는 맹자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고 바른 몸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이사를 한 것이지 결코 성적을 위하거나 안정적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을 강요한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체적으로 고등학생들은 서울대, 연고대 입학율이 좋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특목고에 들어가길 원했다. 외고에 들어갔으면 당연히 외고 관련학과에 진학할 때만 가산점을 주고 다른 학과에 지원하면 벌점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야하며, 진정 외고에 들어가 외국어를 보다 잘 배우고 이해하고 관련 직종에서 빛을 봐야함이 마땅함에도 이를 애써 무시해 왔다.
단지 대입 진학률에만 집착한 결과, 지자체 장들도 너도나도 특목고 유치에만 혈안이 되고 마는 우를 범했다.
이제는 한술 더 떠 연간 이천만원대의 학비가 소요되는 자립형사립고를 전국에 300여개나 신설하게 된다. 이미 특혜고로 인식되고 있는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일반 인문계고교생들의 가슴에 대못 질을 더 심하고 확실하게 할 생각인가?
자녀를 자립형사립고에 보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서민들은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자신의 가슴에 못질을 하며 울고 있다는 생각을 대통령직 인수위는 아직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저 부숴버리기에만 바쁘기 때문이다. 대안 없이 부수는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를 신설하기 이전에 대학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대다수 인문계학생들의 환경과 시스템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부터 먼저 제출해야 하는 것이 이 나라 백년대계를 책임져야할 교육관계자들과 대통령직인수위원들의 자율과 책임이다.
편집국장 전 경 만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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