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민주호의 열망이 가득 찬 그때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찰은 소위 백골단 이라 불렸던 서울 시경 소속 체포전담반 이었다. 전담 체포조가 사라진 것은 아마도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차츰 자취를 감춰 노무현 정부시대에는 거의 등장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계를 거꾸로 돌려 10년 전 그 유명했던 체포전담반을 다시 가동하며 시위 주동자 검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의 민주화 시계는 앞으로 나가고 있는 반면, 정치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독재의 획일성에 반대하는 민주주의 다양성을 버리라는 전국민의 영어 몰입교육이 취소 된것이 바로 엊그제 인데 전담 체포조 운영 이라는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서 서울 거리를 활보하도록 나둔 정치인들의 속성이 무엇인지 두렵기만 하다.
공권력이 1,000만원 이라는 거액의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 주동자 체포에 전념하는 그 시간에 일산 초등생의 주검 이라는 민생은 뒷전에 밀렸으며, 대낯에 어린 초등생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초주검이 되도록 납치위협 속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었지만 공권력의 핵심은 정권 안정과 사학재단의 등록금을 지켜주기 위해 일사 분란하게 움직였다.
2008년 3월, 4월에 있었던 우리의 현재진행형 사실이다.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현정권 집권초반에 벌어진 현실에 우리는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조선 제 22대 임금이었던 정조는 당시 집권층 이었던 노론벽파와 싸워가며 추심원(도망친 노비를 잡아오는 기관)의 기능을 폐쇄하고 사회 구성원의 반을 넘어버린 양반들과 평민 노비들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경제체제를 창출해 냈다.
처음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정조의 개혁과 다를 바 없었지만 집권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개혁 이라기보다는 어두운 과거로의 회귀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200여 국가 중, 남한의 인구는 4,800만 이며, 국토는 일본의 6분의 일, 세계12위의 무역대국 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순위 하나를 더 올리자며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있었던 대규모 운하를 개발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워 국론은 둘로 쪼개져 된다, 안된다 옥신각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 논리적인 토론이나 타협 없이 말이다. 어떤 이들은 지금 우리의 시계는 국토의 개발보다 보존이 중요하며, 우리가 보존해야 것 중에는 국토는 물론 환경과 우리 민족의 유산과 가치 까지도 보존해서 후손에 남겨줄 때 그것이 진정한 미래의 힘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현 정부는 이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해봐야 하며,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어떻에 이해시킬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지금 정부는 과거 수십 년간 분열되어 있었던 영남과 호남, 보수와 진보, 친일과 항일의 상처를 서로 감싸 않아야 한다고 한다.
정부는 과거로의 회귀로 국론을 분열 시키고 싸울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또한, 광의적인 우리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다. 내국민의 상대적 빈곤감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하며, 밖으로는 북한과의 문제도 다독 거려야 하고, 더 넓게는 자의반 타의반 중국, 러시아 등지로 내 몰린 우리 동포들의 처우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 새로운 정부에 걸맞은 위상을 정립해야 할 때다.
정권 초기에 등장한 체포 전담반 운영 등으로는 우리의 내실을 어루만지기 어렵다. 오히려 상처를 덧나게만 할 뿐이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처럼 현 정부가 지금 보다는 보다 훨씬 긴 안목을 가지고 출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협동조합 장씨보부상, 서둔동 경로당에서 K-푸드 수제간식 자원봉사 펼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