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수 오산시선관위 지도계장. ⓒ이경수

5월10일은 유권자의 날이다. 유권자의 날은 우리나라가 대의제 민주국가에서 민주주의의 실현과정인 선거와 투표참여의 중요성에 대하여 인식을 공유하고 유권자의 권한과 의무에 대하여 그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작년에 이어 금년이 2번째 맞는 날이다.

선거의 기본원칙으로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들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보통선거를 들 수 있겠다. 보통선거의 기본개념은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일정 연령 이상의 국민이 선거권을 갖는다는 보통선거의 역사는 서구국가에서도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18세기말 프랑스대혁명을 계기로 세금을 내는 사람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것도 192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이후로도 피부색에 따라 참정권이 제한되어 오다가 차별없이 투표하게 된 것은 1966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서구에서 세금을 내는 자, 성인 남성, 성인 여성, 유색인종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냥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처절한 투쟁의 결과물로써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사례를 우리나라로 돌려보자. 우리나라는 1948년에 제헌헌법을 제정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참정권이 한꺼번에 이루어졌다. 지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참정권이 선구적인 혜안을 가지고 있었던 헌법제정자들에 의해서 의외로 쉽게 획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서구국가들의 참정권 확대보다 오히려 빠르다는 것이 쉽게 확인된다.

그리하여, 1948. 5. 10. 총선거에서 전면적인 보통선거가 단행된 것이다. 그러나 쉽게 획득된 선거의 자유는 자유당 시절 3. 15부정선거, 1972년 10월 유신, 80년대 체육관 선거 등을 거치면서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쉽게 획득한 선거의 자유가 그 대가를 치른 것이다. 이후 80년대 후반을 거치면서 선거의 자유가 급속도로 확립되어져 갔다.

하지만 20여년이 흐르면서 우리는 그러한 기억들을 잊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고 싶다.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는 단순한 명제로 정리되는 보통선거가 우리에게 권리임이 잊혀지고 방치되고 있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보통선거가 실현된 5. 10. 총선거를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5월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제정한 것이다. 우리는 국민투표, 주민투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지방의원선거, 교육감선거 등의 공직선거를 치루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조합장선거, 마을금고 이사장선거, 재건축조합 임원선거, 공동주택 임원선거, 재외선거, 선상투표 등 각종 선거를 치루고 있다.

유권자의 날을 계기로 우리가 어쩌면 당연시하게 되어 오히려 소홀히 여기게 된 선거의 자유와 보통선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이 경수  오산시선관위 지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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