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영란 오산여류문학회 회장. ⓒ나영란

아버지는 목수이셨다
평생, 나무와 더불어 살았다
그런 아버지의 몸에서는 냄새가 났다
아버지는 나무의 밥을 짓는 분이셨다
아버지가 밥을 많이 지어야
우리식구가 굶지 않을 수 있었다
거친 나무들도 아버지의 손이
다녀가면 여인의 아릿따운 살결처럼 부드러워졌다
날마다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 내시는
아버지의 몸에서는 쉰 냄새가 진동했다
평생 남의 집만 지으시다가 가신 아버지
지하셋방에서 숨을 거두셨다
아버지는 장인이셨다
나무의 흠집하나 용서치 않으셨지만
우리 집 살림살이는 등한시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여름날
아버지가 지어준 집 주인들은
아무도 문상을 오지 않았다

◆ 나영란 약력
- 전남 담양 출생
- 오산대학 사회복지행정과 졸업
- 주부백일장 시 부분 최우수상 수상
- 사랑의 편지쓰기 대회 금상 수상
- 동서문학상 맥심상 수상
- 현)오산여류문학회 회장
 

나영란  오산여류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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