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강가에서
▲ 윤민희 오산문인협회 회장. ⓒ물향기신문
윤민희(시인)
차라리 눈을 감자
일어서는 신선을 가슴으로 맞이하자
이른 새벽 강변에 나와 뚫어져라 바라보는
나는 무엇으로 흐를 것인가
삶은 명상 아니면 도전
오래도록 나는 한 곳에 서 있다
새벽 강의 꿈틀거림을 응시하며
축축해진 기억은 그 자리를 맴돈다
등이 굽은 산이 있고
나무가 뒤틀린 채 버티고 있고
나무 뒤로 아침을 굶은 새가 하나, 둘, 셋
맨 끝으로 형체조차 희미한 내가 있다
물방울이 넓게 경계를 만들고
그 경계를 허물며 닭 울음이 수면 위를 덮는다
수평은 발 끝 세워 일어서지 않는다
강은 모든 것을 받쳐 들고
흘러가기를 서두르지 않는다
나는 수직으로 일어서려고 몸부림치고
강물은 소리 없이 수평으로 평화롭다
◆ 윤민희 약력
- 『문학과 문화』로 등단
- 시집 『그리움을 위하여 가슴 한 켠을 비워두기로 했습니다』,『엇박자』
- 공저 『한국시학』,『한국대표 서정시선』 외 다수
- 수상 오산문학상, 풀잎문학상, 효석문학상, 동서문학상
- 전국시낭송대회 최우수상, 한국시낭송대회 동상
- 교육부장관상 외 다수
- 시화전 코엑스전시관, 서울지하철 스크린, 정우갤러리 외 다수
- 사)한국문인협회 오산지부 제 11대 회장 재임
윤민희 오산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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