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산 작가. ⓒ이지산

“아빠!”

“엉 엉 엉 엉, 엄마! 아빠와 강숙이가 죽었어요.”

“그래, 강철아! 저 못된 왜놈들 때문에 죽었구나.”

독도에서 일본인들이 불법으로 우리 땅을 침범해 마구잡이로 강치(바다사자)를 잡고 있었다.
강치네 식구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공중으로 뜨더니 그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 빨리 빨리 끌어 올려라!”

“하이!”

일본인들은 그물을 들어 올리고, 아직 젖도 떼지 못한 강철이 동생 강숙이를 잔인하게 때려서 죽이고 몸집이 큰 강철이 아빠는 총으로 죽여서 바닷물이 황색으로 뿌옇게 변했다.

“여보, 엉 엉 엉 엉”

“네 이놈들! 어찌 내 남편을 잔인하게 죽이느냐? 엉 엉 엉”

강식이는 한참동안 말을 못하더니 입을 열었다.

“ 엄마, 엉 엉 엉 엉!”

엄마는 강식이를 꼭 안으며,

“그래, 우리 아가야. 엄마도 너무 슬프다. 하지만 무서워 마라. 네 곁에 엄마가 있잖니.”

“예, 엄마!”

일본인들은 많은 강치들을 잡아 기름은 연료로 쓰고 고기는 비료로 쓰고 강치가죽으로 고급 가방과 군용 배낭을 만들어 팔았다. 강치가죽은 소가죽보다 질기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강식이는 오키서커스단으로 팔려가 엄마와 헤어지게 되었다.

“엄마, 가기 싫어, 엄마와 함께 있을 거야. 엉 엉 엉”

“사랑하는 우리 아들 강식아, 엄마는 항상 네 곁에 있단다. 울지 말고 다시 만날 때까지 꿋꿋하게 잘 살아 있어야 한다.”

강식이는 눈물을 닦으며,
“엄마, 엄마도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고 계세요. 엉 엉 엉”

2. 재회

독도의 바다에 네 마리 강치들이 헤엄을 치고, 아래쪽에서 또 다른 강치 한 마리가 헤엄을 치다 서로 마주쳤다.

“너∼ 호∼옥∼시 가∼앙∼식∼이 아∼아∼니∼이∼니?”

“예 맞는데요, 어떻게 제 이름을…. 혹시 우리 엄마세요?”

“아가야, 우리 아들 강식이구나?”

“예, 엄마! ”

한동안 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재회의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된 거니?”

“단장님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부도가 나서 뿔뿔이 흩어졌는데, 마음씨 좋은 일본인이 저를 사서 독도에 놓아 주어 엄마가 올 때 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여기서 엄마를….”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된 거예요?”

“일본의 시네마현으로 팔려가서 시네마현 바다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이 아저씨와 결혼해서 동생들을 낳고 살다가, 네가 너무 보고 싶고, 고향인 독도가 그리워서 목숨을 걸고 이곳까지 왔는데 여기서 ….”

“엉 엉 엉 엉, 엉 엉 엉 엉, 흐엉 흐엉 엉 엉 엉 엉!”

“이제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말고 새아빠와 동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자?”

“예, 엄마!”

󰏋 해설

강치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독도 침탈의 역사를 지켜본 목격자이자 희생자이다.
강치는 가제바위 위에서 새끼를 낳고 바다 속 암초 지대에서 살았는데 현재는 단 한 마리의 강치도 볼 수 없다. 독도의 서도 뒤 물골 옆 작은 동굴에서 강치의 유골이 발견되었고, 시마네현 북쪽 50km에 위치한 오키 향토관에는 1930~40년대 독도에서 강치를 잡았던 일본 어부들의 사진이 있다. 1903년에 나카이 요자부로는 일본의 허가를 받아 다케시마라는 어렵회사를 차려 독도에서의 강치 어업을 독점했다. 독도에서의 강치 포획 수는 1900년대 초반에 급증하다 감소해 멸종했는데, 1904년부터 일본인이 매년 수천마리씩 포획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1905년 일본은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강제 편입했다. 일본 시마네현 청사 앞 전광판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광고와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홍보물에는 독도에서 강치를 잡는 일본 어부들이 등장한다. 일본은 나카이 요자부로가 1903년부터 2년 동안 독도에서 강치 사냥을 한 것이 국제법상 점령으로 인정되며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하고 다케시마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지산  꽁트 작가/오산시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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