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돌 공원 개울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조백현 기자

세상에서 제일 큰 정원
우리집엔 세상에서 제일 큰 고인돌 정원이 있다. 문을 열고 나서면 개울물이 졸졸졸 흐르고, 개울을 따라 울긋불긋 단풍숲속 오솔길이 나타난다. 다정히 손잡고 거닐고 있는 부부와 삼삼오오 재잘재잘 거리는 아이들, 신나서 달리는 강아지와 꺄르륵 꺄르륵 환한 웃음꽃 피는 아이와 행복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느덧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셀 수 없이 먼 옛날의 할아버지 할머니 적부터 구릉진 동네를 보살펴 온 고인돌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난다. 마치 손주를 바라보듯 포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 하다.

풍성한 문화가 꽃피는 공간
고인돌공원은 사시사철 풍경이 바뀐다. 시민들의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기타소리 울려퍼지는 날도 있고, 공연이 펼쳐지는 날도 있다. 무명화가의 멋진 그림이 자태를 뽐내기도 하고, 어느 시인의 시가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기도 한다. 어느 때는 멋진 글과 그림을 뽐내는 아이들의 학예회가 열리기도 하고,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심심치 않게 볼거리가 있는 셈이다.

나에게 새로운 고향이 생겼다
30년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인천, 인천에서 반월, 반월에서 병점, 병점에서 세교(금암동)로 정처없이 흘러 다녔다.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고 어찌 어찌 하다 보니 내가 서있는 곳은 오산이 되었다. 고향에서 서울로 봇짐싸고 올라 갈 때는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찾아드는 곳마다 곧 떠나가야 하는 곳이었기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어느덧 지천명이 되고 나니 모든 것이 새롭다. 고인돌이 지켜주고 있는 큰 바위골이 보이고, 보면 볼수록 정이 새록 새록 스며드는 이곳이 좋다.

하루 세끼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 문화생활 향유와 삶의 질 향상, 이웃과 즐겁게 소통하며 보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 이 모든 것들을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부터 만들어 나가고 싶다.

고인돌 공원과 세교신도시가 있는 오산은 이제 나의 새로운 고향이다. 많은 시간을 살아가야 할 나의 터전이다.

남상구 시민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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