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악저지 전국공무원노조 결의대회. ⓒ연합뉴스

지난 9월 22일 새누리당은 한국연금학회(재벌 보험, 증권사와 그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학계 인사로 구성되어 금융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라는 단체를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공무원연금 개악을 노골화했다.

그러더니 10월 28일 새누리당 당론으로 개악안을 확정 발표하고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통하여 올해 안으로 공무원연금을 개정할 것을 표명하면서 공무원사회를 혼란과 갈등으로 뒤흔들어 놓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공무원 연금 개정안은 공무원이 부담하는 기존 납부 기여금을 43% 올리면서 연금 수급액을 34% 내리고 기 퇴직공무원의 연금까지 삭감하자는 내용이다.

또한 연금 인상을 동결하고 고액 연금 수령자의 연금을 삭감하고 2016년 이후 채용되는 신규 공무원의 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추어 국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가 부담하는 기여금과 보전금의 증가로 국가부채가 누적되어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으며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제고하여 공무원 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평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60년 제정된 공무원 연금제도는 당시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임금에 대한 후불 보전적 임금이며 퇴직금마저 없는 공무원 임금을 보전하는 퇴직금까지 포함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이 합쳐진 것이 공무원 연금으로 민간기업의 임금체계와 국민연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체계와 특성이 있다.

현재 공무원의 보수는 100인 이상 민간기업 노동자대비 77%에 불과하다.

공무원은 영리활동 겸직금지, 퇴직자의 취업제한, 정치활동 불가, 노동기본권 제약 등 일반 노동자와는 달리 공직자라는 이유로 많은 신분상의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보수언론을 동원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연금과의 단순비교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공무원연금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단체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공적연금으로서의 노후보장 기능을 상실시키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공무원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며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훼손함은 물론 공무원과 국민과의 이질감과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동시키는 것이다.

1988년 제정된 국민연금을 보라!
이 또한 정부는 적자라는 이유를 들어 개악에 개악을 거듭하여 현재 겨우 용돈 수준으로 전락시켜 오지 않았던가?

지난 8월 정부는 사적연금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퇴직연금을 강제로 도입하고 국민연금 기금 운영기관을 메스하여 사적연금 시장의 판돈을 확대하려는 정책적 흐름을 노골화 한 바 있다.

이어 재벌 보험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연금학회에 대표적 공적연금인 공무원 연금 개악을 맡기고 이를 사적연금 시장에 편입시키려 한다.

의도는 분명한 것이다.
공적연금을 재벌 금융자본에 넘기고 사적연금을 확대하여 국민의 노후를 자본시장의 흐름에 넘겨 연금의 공공적 기능을 포기하고 자본의 배를 불리는 민영화를 완성하는 것, 이것이 공무원연금 개악의 본질이다.

국민의 노후를 안정되게 보장할 국가의 책무를 포기하고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1위라는 OECD 가입국가 중 최하위의 노인복지 국가로 전락시켜 놓고 공적연금을 사적연금 시장으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노골화시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꼼수는 다 드러났다.

뒤이어 또다시 적자라는 논리를 내세워 군인 사학연금을 손보고 이미 용돈수준으로 전락한 국민연금마저 메스를 가할 것은 명확하다.

사용자로서의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국민의 노후를 담보로 자본시장의 배를 불리려는 포석을 깔고 있는 이번 공무원연금의 일방적인 개악 의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공무원 사회는 지금 동요하고 있다.
사용자로서의 국가 부담분조차도 내지 않은 채 공무원연금 적자를 가속하고 끝내는 공무원들의 후불 임금인 연금마저도 일방적으로 강탈해 노후를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폭발 직전에 와 있다.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무원들의 주장은 명확하다.

사용자로서의 국가의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며 국민의 노후를 재벌 금융자본에 넘기려는 공적연금의 사적 시장화를 중단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공무원 단체를 포함한 제 시민사회진영과 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공감 속에서 연금을 연금답게 보장하는 연금개혁을 하자는 것이다.

계속되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독주와 폭력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공무원 연금 개악은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박형모  오산시청 공무원 노조 활동 관련 해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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