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의 산책> 수원시의회 박순영 시의원과 함께
박순영 의원 “우리가 가진 시간이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

아파트 건설 붐이 한참이던 지난 1980년대, 수원도 예외 없이 빈 부지에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파트들이 지금은 낡은 아파트가 되었지만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은 늙어가는 아파트와는 다르게 차근차근 성장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장이 ‘구매탄시장’이다.

구매탄시장은 매탄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처음에는 아파트공사장의 인부들을 위한 야시장에서 점차 규모가 확대되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많은 상점들이 밀집한 전통재래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아직 구매탄시장은 수원에 산개해 있는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 알차다.”는 박순영 의원의 설명이 있었다. 그 말이 사실이다. 주변에 속속 다른 아파트들이 들어섰으며 2,000여 세대가 넘는 단독 아파트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매탄동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보물인 매탄시장을 찾은 것은 24일 토요일 오후다. 매탄1,2,3,4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순영 의원과 함께 방문한 매탄시장은 토요일답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동안 지역주민들과 많은 왕래가 있었던 듯, 박 의원을 반기는 시장상인들의 미소가 싱그럽다.

구매탄시장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건어물에서 생선 그리고 야채와 채소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품목들이 고루고루 갖추어져있다. 그리고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흥겹게 들려온다. 박 의원은 “시장의 규모와 관계없이 역시 시장은 시장다워야 시장이다.”매탄시장의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일행이 제일 먼저 들린 집은 약재를 파는 건어물 집이었다.


   ▲ 시장 초입의 한 상가에서 상점주인과 환담을 나누는 박순영 시의원

상점주인이 박 의원을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한다. 불경기라 장사가 조금 덜 된다는 상점 주인은 박 의원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한다. 시의원이기 때문에 주민을 만나면 늘 민원성 주문을 받는 박 의원은 “매탄시장의 공영주차장은 과거 김진표 전 의원 덕분에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지금은 너무 작고 찾기 또한 불편한 점을 개선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구매탄시장의 동쪽 출입구는 아파트와 연결되어 있다. 가끔 아파트와 시장 사이의 작은 공간에서 문화공연이 이루어져 장날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모인다고 한다. 장날이라고까지는 할 것이 없지만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큰 장날 세일 데이’라는 이름을 걸고 더 싸게 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이런 날은 상인연합회 주관아래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구매탄시장의 중심 상가들

이를 위해 박 의원은 수원시의 지원을 얻어 지금은 공연장이라ㅓ고 부리기 민망하지만 공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설 설치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며 곧 성과도 있을 것이라는 귀띔을 했다.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고 돌보는 것이 시 의원의 할 일이지만 이렇게 구석구석 민원을 다 해결하려면 참 바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공영주차장 앞 시장입구에 들어서서 반대편 시장입구 까지는 약 100터가 안 된다. 짧은 구간의 시장이지만 박 의원은 상점 주인들과 거의 안면이 있는 듯 수많은 가게의 주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한 과일가게 주인은 박 의원을 알아보고는 시장에 대한 수원시의 지원과 투자를 더 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시 의원이 약속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 있지만 박 의원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장 상인들과 격의 없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덥썩 사과를 쥐어주는 시장상인의 말 “뇌물은 아니올시다.......,”
   ▲ 박순영 시의원이 구매탄시장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시장 상인들의 민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는 박순영 시의원

시장을 둘러보며 박 의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모두가 가난했다. 7남매 중 둘째 딸이었다, 집안 사정상 여자가 대학에 가기 어려워 대학을 포기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1950년대에 태어나 한국을 살아온 사람들의 청춘은 많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입 한 끼 줄이기 위해 기숙사가 딸린 공장에 취직하는 것이 부모에게 큰 효도가 되었던 시절, 말단 공무원의 자녀, 집안에서 여자가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남자를 위한 희생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박 의원의 과거는 조금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지금은 시의원이 되어서 남을 돕고 있는 형편이 되었다는 박 의원은 어떻게 보면 자수성가형 시의원이다.

자수성가형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 중에 하나는 늦깎이 공부다. 박 의원도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통신대학교 81학번 이지만 이제 서야 협성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또 석사 과정도 준비를 하려고 한다는 박 의원 노력은 “공부하는 사람만이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본인의 지론을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 아파트입구와 시장입구가 겹쳐있는 거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전에 시장의 반대편 입구에 도착했다. 시장의 반대편 입구는 2,000여 세대가 사는 아파트 입구와 붙어 있어 북새통을 이룬다.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약 2~300미터나 들어와야 아파트 입구인 동시인 시장 입구에 다다르기 때문에 대로변에서 시작된 출입구조차 시장으로 보였다. 그것을 증명해 주듯, 아파트 입구까지 매탄시장에 없었던 각종 생필품을 팔고 있는 상가들이 줄을 이어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것도 다 매탄시장의 영향인 듯했다. 시장의 범위를 굳이 어디에서 어디로 정하는 것보다 구매탄시장 일대로 보는 것이 옳을 듯했다.

시장과 아파트 입구를 걸어 나와 팔달구와 도로 하나를 경계로 서있는 매탄동의 한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선 시의원으로써 그리고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의 장으로써의 박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이었다.


   ▲ 커피와 함께 정치 이야기를 하는 박순영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