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체험장, 낚시, 우아한 일몰이 어우러지는 경기도의 명물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항구 중에 미항을 꼽으라면 당연히 궁평항을 꼽는다. 궁평항은 경기도 화성의 서남쪽에 위치한 항구로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항구다. 특히 궁평항의 일몰은 유명해 ‘궁평낙조’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며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낙조를 담기위해 찾아드는 곳이기도 하다.

평생 궁평낙조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일 수도 있다는 말의 실감을 얻기 위해 차편을 알아보고 떠날 채비를 끝냈다. 궁평항에 가는 버스는 수원에서 400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경기대 후문에서 출발해 수원역을 거쳐 화성 궁평항까지 운행하는 400번 버스를 이용할 경우 수원에서 궁평항까지 약 1시간 40여분이 소요된다.

전형적인 대도시에 속하는 수원에서 도농복합도시인 화성으로 들어서면 버스는 약간 덜컹거린다. 화성시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아직은 도로 곳곳이 대도시 기준의 도로가 아님을 말해준다. 덜컹 덜컹 “빵.....”

큰 소음에 버스의 승객들이 모두 놀랐다. 버스의 타이어 터지는 소리가 이렇게 큰 줄은 몰랐었다. 화성시 남양면의 도로에서 버스는 타이어 펑크로 인해 멈추어 섰다. 도시촌놈이 겪은 최초의 버스 타이어 터지는 소리, 줄지어 승객들이 하차하고 다음 번 버스가 올 때까지 도로위에서 기다리는 모습,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이지만 당사자가 자신일 줄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터라 피식 웃음이 나오는 궁평항 가는 길이다.

버스를 갈아타고 오는 바람에 약간 늦어진 궁평항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바다 바람의 느낌, 약간 비릿한 냄새 속에 들어있는 싱그러운 느낌들이 후각을 자극해 온다.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곳이 궁평항 임을 알려주는 커다란 팻말이다. 늘 손님을 반기는 이정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궁평항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첫 걸음에 들어온 것은 갯벌 체험장이다. 궁평항에서도 내지에 속하는 넓은 갯벌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갯벌에서 작은 꽃게 등을 직접 잡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체험장에는 부모와 함께 궁평항을 찾은 아이들이 갯벌을 놀이터 삼아 뛰어 놀고 있다.


   ▲ 궁평항 입구에 마련된 갯벌체험장

갯벌 체험을 하기 위해 궁평항을 찾는 부모들이 있다면 이 말을 꼭 들려주고 싶다. 옷은 여벌을 준비하고, 신발도 여벌을 준비하되, 발이 상하지 않는 편한 신발도 준비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이다. 또 간단한 샤워시설도 준비되어 있으니 수건과 속옷도 넉넉하게 준비해 오는 것이 갯벌 체험을 보다 즐겁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

갯벌 체험장을을 지나면 왼편에 궁평항을 위한 작은 광장이 있으며, 그 뒤로 수산물이장이 있다. 수산물 시장은 궁평항 일주가 끝난 뒤에 들러보기로 하고 먼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방파제로 향했다.

방파제로 가는 길에는 이곳이 관광지임을 증명하듯 많은 상인들이 먹거리들을 내다팔고 있었다. 그중 제일 많이 눈에 띠는 것은 새우튀김이다. 서해에서 잡히는 새우를 대하라고 하는데 튀김용 대하는 없고 그저 큰 새우 튀김정도를 많이 판다. 안 먹어보면 후회될 것 같아 한 봉지를 사서 새우튀김을 입에 넣었다. “으으으 기름 범벅”, 보기와는 달리 기름이 너무 많다. 눈에 보이는 느낌과 맛은 좀 차이가 있어 보인다.


    ▲ 궁평항 초입의 먹거리장터

   ▲ 방파제 양 옆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과 갈매기와 노는 사람들

   ▲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궁평항 갈매기들

긴 방파제 사이를 오가는 동안 제일 많이 눈에 보이는 것은 새우깡이다. 새우깡을 박스채로 쌓아놓고 팔고 있다. 유독 이곳에서 새우깡이 잘 팔리는 이유는 갈매기 때문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과 친숙해진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든 사람들 주면으로 몰려들며 새우깡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손에 들고 있는 새우깡을 물고 가는 갈매기도 있으며, 새우깡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공중에서 낚아채는 녀석들도 있었다. 당연히 새우깡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의 사정이다.

남들처럼 새우깡 한 봉지를 구매했다. 그리고 몇 개를 던져보았더니 구름떼처럼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갈매기들의 노란 눈동자에 비친 새우깡에 대한 탐욕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종의 진화의 법칙에 해당될까?

긴 방파제의 끝 부분에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데크와 강태공들을 위한 낚시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방파제와 연결해 휴식을 겸한 낚시시설이다. 콘크리트 구조의 철골 다리위에 목재 느낌이 판넬을 깔아 안전하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가족단위의 낚시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가족단위의 낚시인들이 많이 보였으며, 연인들끼리 낚시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휴일이기 때문일까 야외용 식탁과 의자, 간편한 조리도구와 낚시도구들이 궁평항 낚시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다리 아래로 긴 낚싯줄을 내리며 물고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아직 썰물 때 인지라 물고기가 잡혀주지는 않을 터, 예상대로 물고기들은 잡혀주지 않았다. 살림망을 들여다보면 거의 빈 물통일 뿐이다. 어쩌다 망둥이 한두 마리 정도가 전부다. 밀물이 시작되고 나서야 물고기가 잡힐 것 같았다.


   ▲ 궁평항 방파제의 끝 부분, 부두 접안시설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 궁평항 방파제에 마련된 낚시인들의 쉼터, 가족단위의 낚시인들이 많다. 

방파제의 끝, 바다와 접한 부분에서는 젊은 연인들이 한껏 멋을 내고 포옹을 하곤 한다. 바다가 주는 힘일까?, 사람들도 많은데 너무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고 키스를 나눈다. 바다가 사람에게 무엇을 주었기에 자연스런 스킨십이 가능할까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방파제를 빠져나와 수산물 시장에 들렸다. 궁평항 수산시장은 2층으로 되어 있는 석조건물에서 상인들이 온갖 수산물을 팔고 있었다. 원할 경우 즉석에서 요리가 가능한 수산물 시장은 수산물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그리고 이미 수산물과 함께 한 잔 드신 분들이 묘한 소음을 내며 어우러져 있다.

전경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