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을 수상한 수필가 김숙경씨

‘한 번도 엄마와 단 둘이 목욕탕에 간일도 없고, 여행을 다녀 온 일도 없다. 엄마와 영화관람 하기는 더더욱 못했다. 더구나 매일 통화하는 일도 좋아하는 맛집도 일부러 시간 내서 간 적도 없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정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음을 알게 됐다. 작고 사소한 일들을 나누기도 전 쓰러져 일어나지 못할 일은 생길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엄마의 바다>라는 수필집 안에 수록된 내용이다. ‘엄마 살아계실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이란 제목의 글 안에 한 대목이다. 25일 오후 늦게 비가 추적거리고 내리는 가운데 신문사로 방문을 한 김숙경(55세. 수원 팔달구 연무동 거주) 작가는, 글 안에서 담담히 어머니와의 일을 회상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 경기수필가협회(회장 강양옥)에서 주관하는 ‘제32회 (사)경기수필출판기념회 및 문학상’에서 ‘엄마 살아계실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이라는 글로 작품상을 수상한 김숙경 작가는, 2013년 10월 25일 출간한 <엄마의 바다>에 수록된 글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수필은 마음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글

“저는 딱히 글쓰기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다가 동남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지연희 교수님께 공부를 했어요. 글쓰기를 배운 시간은 꽤 되었지만 막상 책을 낸다는 것에 대해서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수필집을 내게 되었죠.”

김숙경 작가는 충남 공주 출신이다. 한국문인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아 등단을 한 후,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파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경기수필가협회 사무차장을 맡아보기도 하면서, 동서문학회원, 동남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엄마의 바다>가 있으며, 공저로는 <바람이 데려온 그리움>, <알 수 없는 속삭임, 별들이 엿듣고 있다> 외 다수가 있다. 늘 마음속에 느낌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숙경 작가는, 18년이란 긴 시간을 연무동 새마을문고에서 문고회장 등을 맡아 일을 보기도 했다.

수필집 '엄마의 바다'

“2년 뒤에는 책을 한 권 더 내고 싶어요.”

‘엄마의 일대기를 글로 쓰는 일, 패셔니스타 만들어 주기, 함께 노래 부르기, 엄마만의 공간 만들어 주기, 함께 운동 다니기도 버킷리스트 목록에 쓰여 있지만 이제와서 몇 가지를 실천할 수 있을까?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란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회상하며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일 밖에 없다’

작가는 어머니와의 못다 한 일들이 너무 많은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글 속에서는 어느 대목도 그렇게 난해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하기에 무덤덤하니 글을 써내려간 작가의 속마음이 더 느껴지는가 보다. 한 마디로 울음을 속으로 감추고 있는 듯한 모습에서 오히려 더 진한 슬픔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숙경 작가의 남편은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규흠(새정치민주연합. 영화, 연무, 조원1동)의원이다. 남편 내조를 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열망이 있어 한 달에 4편 정도의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고 한다.

“수필은 그저 있는 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듯해요. 시나 시조 등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하지만 수필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히 적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수필집을 두 권은 낸다고 작정을 했어요. 한 2년 후쯤은 다시 한 편을 내려고요.”

작가가 책을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인고의 고통이 없이 책이라는 것을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을까? 김숙경 작가의 <엄마의 바다>를 읽다보면, 그 많은 글들 속에 작가의 생애가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자신이 살아 온 세월을 표현한 글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간다.

김숙경 작가는 이제는 시(詩)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시를 쓰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시 쓰기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라는 김숙경 작가. 늘 끊임없이 샘솟는 작가의 열망이 곧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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