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송신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춤꾼 김규미. 춤에 대한 욕심이 지나친 것일까? 아니면 춤을 제대로 추고 싶은 것일까? 그저 혼이 나면서도 제대로 몸짓을 한 번 해보면 원이 없겠다고 이야기하는 김규미 단장.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인 승무, 살풀이 이수자이자, 평택에서 지역을 위해 수많은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얼마 전 연락을 했더니 해외 공연을 마치고 막 공항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참 언제나 우리 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는 춤꾼이다. 그동안 김규미 단장의 춤을 무대에서 만난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춤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이 넘친다. 아니 욕심이 넘칠 정도라는 생각이다.

김규미 단장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얼마나 우리 춤에 대해 목마른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한 가지 춤으로는 늘 부족하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의 전통예술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 바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통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정체성을 잃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협회에서 주최한 제1회 무영경연대회 대상도 수상해

얼마 전인가? 화성 행궁 신풍루 앞에서 공연을 마치고 난 김규미 단장을 시간을 내어 자리를 같이했다. 화성 동남각루가 올려다 보이는 지동 순대타운 뒤편에 자리를 하고 앉았다. 무료하게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그저 곡차 한 잔을 곁들이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속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춤을 추는 사람이니 이야기는 곧 춤 이야기로 넘어갔다.

김규미 단장은 벌써 개인발표회를 4회나 열었다. 2010년서부터 춤판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김규미 단장의 춤판에는 그냥 춤만 추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함께 출연해 민요를 들려주기도 하고, 태권도 시범도 보여준단다. 공연을 마치면 구경꾼들까지 모두 나와 한마당 흥겨운 뒤풀이는 빠트리지 않는다고 한다. 춤을 제대로 즐길 줄 안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한국신문기자연합회에서 주최한 ‘2013 제1회 대한민국 한국무용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미 주변에서는 춤을 잘 추는 춤꾼으로 소문이 나 있지만, 아직 본인은 그런 칭찬을 받을만한 춤을 추지는 못한다고 겸손을 부린다. 그러다가 어떤 춤을 추고 싶은가를 물어보았다.

“정말 혼이 담긴 춤이 추고 싶어요.”

“저는 정말 보는 사람들의 혼을 빼놓을만한 멋진 춤을 추고 싶어요. 그런 춤을 추시는 선생님이 계시면 소개해주세요. 정말이지 그런 선생님이 계시다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가면서 배우고 깊어요. 그냥 보기에 예쁜 춤, 혼이 담기지 않은 그런 춤은 누구나 다 출수 있잖아요. 그런 선생님 밑에서 제대로 춤 한 번 배워보았으면 원이 없을 것 같아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규리 단장의 말에는 진한 고민의 배어있다. 평택 진위의 한 야산에 올라 ‘소리를 알만하니 명이 다 되었다’고 비 오는 날 소리 한 대목을 한 후에 피눈물을 흘렸다는 조선의 대명창인 이동백 명창. 아마도 그런 마음을 가진 스승 밑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자리를 끝내고 일어서면서까지 부탁을 하는 김규리 단장. 앞으로 취재를 하면서 그녀에게 제대로 춤이 무엇인가를 알려줄 수 있는 춤꾼을 찾아보아야겠다. 늘 춤에 대해 목마른 사람처럼 갈증을 느끼고 있는 한 춤꾼의 원을 풀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호된 교육을 받은 김규리 단장이 무대에 올라 경기재인청의 멋들어진 승무를 추는 춤판을 기대해보아야겠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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