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옥 오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

가족의 위기다. 부모가 자식을 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버젓이 일어난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기도 한다. 가족 외부에서 일어나는 범죄보다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가 급증했다. 어쩌면 밝혀지지 않은 사건이나 이슈들이 앞으로 속속들이 터져 나올 듯하다. 이러한 가족의 위기 상태를 돕고 해결할 수 있는 기관들 대부분은 ‘사후’ 복지사업에 치중한다. 하지만 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건가)는 여성가족부 기관으로 예방적 차원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는 유일무이한 곳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존재 이유와 기능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돌봄, 가족상담, 가족교육, 가족문화조성, 취약위기가족지원 등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가족정책의 주요 전달 체계이다. 2005년부터 시행된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건강가정사업을 실시하도록 설립되었으며 중앙, 시도에 건가 설치 및 운영을 의무화했다. 가족 문제의 예방, 돌봄, 치료의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는 광역지원센터 1곳과 경기도 전체 31개의 센터가 운영 중이다. 오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강성옥 센터장은 지금이야말로 가족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라고 말한다.

“예방적 차원의 가족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곳은 건가가 유일해요. 오산시 인구가 20만인데 건가가 1개예요. 반면 수원은 인구 120만인 대도시임에도 건가는 1개밖에 없어요. 서울시는 각 구마다 1개소의 건가가 운영 중이에요. 절대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센터를 늘려야 합니다.”

작년 경기도 31개 건가에서 가장 호응이 좋고, 만족도 높았던 프로그램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3대가 함께 하는 가족’에 관한 프로그램이었다. 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 모여 3대가 여행을 떠나고, 놀이를 하고, 배움을 얻는 시간을 각 지역 건가에서 마련했다. 그만큼 가족간, 세대간 소통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불안정한 가족구조는 위기가족을 낳고, 가족 문제를 재생산한다. 강성옥 센터장은 앞으로 가족 문제가 사회적으로 더욱 불거질 것을 예견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가의 확대 및 예산지원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강조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경쟁과 소유만이 지상과제로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성은 사라지고, 타인에 대한 감수성은 낮아졌죠. 욕구의 증대로 인한 좌절감과 분노는 높아졌어요. 개인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를 들여다보면 모두 가족 문제에요!”

강성옥 센터장은 인격형성의 시기인 영유아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를 비롯하여 예비 부부까지 포함한 ‘부모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다양한 건가 교육의 예방적인 차원을 말했다. 예를 들어 단 한 번이라도 ‘가족 사랑의 날’ ‘아빠와 함께 하는 놀토’ ‘가족봉사단’ ‘부부상담 및 자녀상담’ ‘생명사랑교육’ 등 건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인 및 가족은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건가 센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애용자가 된다.

“이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으로 가족의 범위를 한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1인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동료애로 연결된 가족 등 다양합니다. 심지어 애완동물도 이제는 가족이 되었어요. 가족의 범위가 공동체 단위로 확장될 때 진정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겠죠”

건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강성옥 센터장은 올해 경기도 건가의 역량 사업 몇 가지를 소개했다. 3세대 가족이 함께 하는 삼행프로그램, 생명존중사업(중고생이 신생아용품 직접 바느질하여 미혼모 시설에 기부하는 봉사), 세대별 부모교육강화는 2016년에도 센터별 중점 사업이라 한다. 아동학대나 가족 내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힘쓰는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예방적 복지는 이 시대 중요한 과업이다.

김소라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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