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끝없이 노력하는 것이죠. 쉬지 않고 정진을 해야 춤다운 춤을 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춤을 추었으니 지금까지 꼭 50년을 춤 언저리에서 생활을 해왔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박은하(여, 58세) 선생.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당시 최고로 치던 리틀엔젤스 무용단원이기도 했다.

“아버님이 세상을 돌아가시지 않았으면 춤을 계속했을 텐데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는 바람에 중간에 춤을 그만 두었어요. 아마 제 평생에 춤을 중단했던 것처럼 슬픈 일은 없었을 거예요. 한참이나 춤과 떨어진 곳에서 늘 바라만 보고 있다가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했죠. 그때부터 정신없이 춤만 추었어요.”

춤꾼 박은하. 그녀를 처음 본지 벌써 십 수 년이 지났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많은 무리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한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년을 무대 위에 올라 춤을 추는 모습을 눈여겨보고는 했다. 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그래도 박은하 선생의 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는 느낌이 일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본인의 아픔이 전달 된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춤에 대한 욕심은 끝없이 이어져

박은하 선생의 춤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전국에서 춤으로 내로라하는 춤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달려가고는 했다. 그런 그녀의 열정을 알기에 잠시 동안의 만남으로 안부를 묻긴 했지만, 짧은 시간으로도 그녀의 그런 열정이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업을 중단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고 하는 박은하 선생은 아직도 공부중이다. 학점을 따서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욕심을 낼 정도이다.

“공부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많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추었고 여러 선생님들을 찾아가 춤을 배웠지만 알면 알수록 스스로가 더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아마 제 평생 노력을 해도 춤으로 일가를 이루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아요. 처음에 다시 시작을 할 때는 춤이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점점 두려워져요.”

2004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제1회 개인발표회를 가진 후 10년이 지난 2014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제2회 발표회를 가졌다. 남들은 쉽게 발표회를 열기도 하지만 박은하 선생은 자신이 늘 부족한 것 같다면서 발표회 한 번을 해도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마디로 감동이 없는 춤판은 의미없다는 생각을 한다.

서울 명지대에서 후학들 키워

이제는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는 소녀의 감성을 지니고 있다. 평소 나긋하던 여인이 무대에만 올라서면 변한다. 마치 신들린 듯한 몸짓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을 한다. 그만큼 농익은 춤을 춘다. 그래도 스스로에게는 늘 엄격하다. 더 깊이 있는 춤을 추고 싶기 때문이란다.

7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에서 잠시 틈을 내어 만난 춤꾼 박은하. 지금은 서울명지대 사회교육원에서 무용으로 꿈을 키우는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있어 더 열심을 낸다고 한다.

“춤에는 나이가 없어요. 그저 추고 또 추어야죠. 춤은 몸에서 농익을 대로 익어야 제 멋이 나죠. 그럴 때까지는 한눈을 팔수가 없어요. 더 많이 춤을 추고난 뒤 제3회 개인발표회는 원도 없이 무대 위에서 녹아내리는 춤을 추려고요.”

그 때가 언제가 될 지는 본인만이 안다. 아무도 그 때를 가늠할 수가 없다. 하지만 쉬지 않고 노력하는 끈기가 있기에 머지않아 그런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춤꾼 박은하의 진정한 무대를 만나기를 염원한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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