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시장의 인근에 사는 지역주민으로서 자주 장을 보러 간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정자시장의 생선가게를 지나는데 생선 위쪽에서 뱅글뱅글 자동으로 돌고 있는 신기한 기계가 있어서 아이와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파리나 모기 등의 해충을 쫓고 상품을 청결하게 진열하는 것을 돕는 기계였다. 또한,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퀴퀴한 냄새는 정자시장 어디서도 맡을 수 없었다.

전통시장의 불결했던 환경이 개선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현대식 전통시장의 모습을 보았고, 시장도 고객의 요구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청결과 위생관리에 대한 철저함으로 고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정자시장 상인들의 마음이 여느 시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날 이후부터 고객을 위해 애쓰고 있는 정자시장에 ‘마음’을 사로잡혀 전통시장의 단골손님이 되어 버렸다.

이재범 상인회장

젊은층이 이용하는 깨끗, 쾌적, 정돈된 시장

정자시장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도심 속에 위치해있다. 시장 주변이 정자지구로 개발된 대단지 거주 중심 아파트촌으로 형성되어 있는 밀집 주거지역으로 노년층보다 젊은 층의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정자시장은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30~40대 주부가 주로 이용하는 젊은 시장이다.

오래된 재래시장보다는 다니기 좋고, 장보기가 편리하고 깔끔해서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이 엄마나 보조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를 오고 가며 볼 수 있다. 양옆으로 시원하게 길게 줄지어 선 상점은 시장의 느낌보다는 잘 정돈된 현대식 상점 거리의 느낌이 강하다. 의류, 정육, 과일, 채소, 등 1차 식품류와 신발, 문구, 미용실, 옷가게, 화장품 등 생활필수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종합 상점 거리 같다. 정자시장은 140개의 점포와 300명의 상인이 활동 중이다.

상인이 하나 되어 ‘친절하고 깨끗한’ 정자시장 이미지 만들기에 동참

정자시장은 간판정비 사업, 바닥정비 사업, CCTV 설치 등의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정돈되고 깨끗한 시장으로 탈바꿈되었다. 상가 주변 생활 쓰레기 수거, 불법 광고물 제거 등 개선활동을 통해서 깨끗한 시장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상인들이 함께 참여하여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

고객이 쇼핑장소를 선택하는 기준에서 주차 편의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주차장 확보가 쇼핑시설 개발의 전제가 되고 있다. 정자시장에는 주차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함을 덜기위해 올해 안으로 주차시설과 편의시설 및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화장실과 고객쉼터, 아케이드 사업 등으로 고객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객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변화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성 이벤트로 고객을 유인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고객이 혜택을 받아 갈 수 있도록 내실 있는 행사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고객을 위한 진정한 마케팅이 결과적으로 상인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의 문화가 있어야지 고객들이 다시 찾고 구매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강습

정자시장은 문학제, 작은 음악회, 캐리컬쳐, 페인팅 작업과 야시장 개최 등의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이벤트적인 행사를 하며 고객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꾸준한 행사는 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열의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다. 그 결과 고객에게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행사인 ‘전통시장 큰 장날’ 평가에서 2013년 우수시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유문상 재무국장은 “고객은 이용하는 점포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상인과의 관계와 점포의 환경 등을 보고, 정자시장 전체를 평가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매년 여러 차례 시행하여 상품 진열 및 이미지 메이킹, 고객 서비스 등의 교육을 주관하여 개개인의 상인이 고객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한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충성도 있는 단골 고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유문상 재무국장

축구팀과 산악회 동아리로 똘똘 뭉친 상인회

상인들이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만들어야 편익을 만들 수 있는데 시장의 특성상 취급하는 품목들이 달라서 한 가지의 마케팅적인 요소로 일괄 적용하여 상생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축구와 산악회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고 취미생활로 상인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불협화음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상인들은 바쁜 생활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만나 이야기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이러한 내적 변화를 통해 상인의 역량 강화의 출발점으로 작용하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상인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고 관계 형성이 됨으로써 시장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상인회 사무실 내에서 요가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주민들과 상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가 아닌, 이웃으로 만남을 형성하여 직간접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인회장 인터뷰

이재범 상인회장은 사람을 끄는 리더십이 강한 스타일이라 해서 붙여진 별명으로 ‘구심점 호남형’이라는 별명이 있다. 건강하고 활기가 넘치는 인상으로 정자시장의 젊은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처음 노점상들이 있던 도로에서 시장이 되기까지 상인들이 똘똘 뭉쳐 시장을 활성화해 보자고 다짐하면서 시작된 정자시장이 전통시장의 인증을 받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동호회를 통해 취미활동을 함께 하면서 상인들과의 끈끈한 정이 생겨나고, 시장 내에서 생기는 외적인 갈등을 운동으로 해소하여 상인들 간의 불협화음을 적게 만드는 결과로 났다고 한다.

이재범 상인회장은 상인과 고객이 즐겁게 소통하도록 돕는다. “지금은 고객을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다. 시장에 고객이 다시 오게끔 해야 한다. 고객의 재방문을 늘리기 위해서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자시장은 앞으로 문화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문화 놀이터’가 될 것이다. 아이들이 즐겨 찾고 경제 상식을 배우고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주고 아이들 스스로 구매력이 생기고 경제관념을 교육하는 초등학생 대상 문학제와 중 고등부 사생대회 그리고 고객 쉼터 등 10~80대까지 즐길 수 있는 문화의 놀이터로 만들 것이다”고 볼거리와 놀거리에 관한 문화현대화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뜨거운 열의로 하고자 하면 안 될 것이 없다”라는 말을 통해 정자시장의 젊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정자시장의 슬로건은 고객과 소통하는 정자 ‘애(愛) 누리 타운’이다. 고객들과 소통하며 사랑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정자시장은 시설현대화 사업과 함께 조용히 고객의 불편함을 수렴하면서 매년 변해가고 있다.

고객들이 앞으로 정자시장에서 즐거움을 소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시장을 그냥 걸어도 재미있는 볼거리와 놀거리로 가득해서, 다녀가는 사람마다 정자시장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났으면 한다. 슬로건처럼 고객들과 소통하며 사랑을 나누는 진정한 ‘정자 애(愛) 누리 타운’으로 변해가길 기대해본다.

신진우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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