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발간한 416 교과서 ⓒ전교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발간한 ‘416교과서’를 교육부가 ‘사용불가 방침’을 내렸다. 416교과서는 초등 중등 계기교육(정규교육과정에서 제시되지 않은 특정주제에 대해 이루어지는 교육) 용도로 발간된 것으로, 기존의 세월호 계기수업을 진행하던 교사들이 체계적인 교육활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발간됐다.

교육부는 25일 “국가관, 교육적 적합성, 사실 왜곡” 등을 이유로 “교육 자료로 부적합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는 공문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내용의 예로는 ▲‘들어가기’에 제시된 동화 속 여왕(가면이 벗겨지자 추악한 괴물의 모습을 했다는 내용)에 대해 “대통령이 연상되도록 유도함으로써 대통령 및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했다”는 점 ▲언론매체인 ‘민중의 소리’의 사진자료 활용에 대해 “특정단체의 자료를 편향적으로 게재했다”는 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국회와 정부가 오히려 집요하게 방해했다”는 서술에 대해 “특별법과 시행령을 국회와 정부가 참여해 제정했으므로 사실왜곡”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가만히 있으라’는 조치라고 규정하며 28일 반박문을 냈다. 이들은 “참사 2주기가 되도록 진상 규명도 제대로 못하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무책임한 정부다운 태도”라고 비판하며 “416교과서 홍보효과를 누렸지만 감사를 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확인되지 않는 의혹과 주장을 다루었다”는 교육부의 주장에 대해 “법원의 판결에 의해 이미 의문이 제기된 사항”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에 근거하여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이 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인가”라고 반박했다. “가치 판단이 미성숙한 초등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 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교육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가치 판단이 미성숙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생각하는 방식이 성인들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생각하고 비판하고 토론해야 하는 것이다”며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을 수업의 교재로 삼지 않고 학생들에게 도대체 어떤 현실을 가르치고 보여줄 것인가”라고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로부터 ‘교육용 부적합 자료 활용금지 및 계기교육 지도 철저 안내’를 받았다”고 밝히며 “학교 현장의 자율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한 일방적 지시”라고 지적했다. 조대현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본 교육청의 계기교육지침에 따르면 학교 과정의 자율적인 협의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렇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지침이나 통제와 같은 구시대적인 모습은 학교현장의 자율적인 수업방식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내용이 교육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학교 현장에서 좀더 면밀히 검토해서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4월 한 달을 추모기간으로 설정하고, 학교별로 자율적인 방식의 추모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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