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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일어선 ‘청소의 여왕’ 강부희
김소라 기자 | 승인 2016.05.01 00:09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교통사고로 뇌로 가는 동맥이 파열되었고, 안면의 신경이 모두 끊어진 상태였다. 안면장애가 왔고, 왼쪽의 시신경이 끊어져 시각장애가 되었다. 홀로 세 아이를 키우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삶까지 짊어진 그녀의 인생은 드라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6급 장애인이자 화성시 자활기업 ‘청소의 여왕’의 강부희 대표다.

“8시간동안 신경을 잇는 수술을 했어요. 침샘, 시신경, 얼굴 표정근육 등 수많은 신경들이 다 끊어졌죠. 지금도 얼굴 표정이 부자연스럽죠.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살아남은 것도 기적이며, 안면신경을 이만큼 이어 낸 것 역시 대단하다고 했어요. 사고 낸 사람은 폭력전과 18범의 전과자였고, 대포차에 무보험 차량이었습니다. 운도 없었죠. 인생의 바닥까지 갔던 시절입니다.”

그랬던 강부희씨가 어떻게 자활기업의 대표까지 된 것인가? 그녀는 2011년 3월 ‘청소의 여왕’ 자활기업을 만들어 독립했다. 자활센터는 생활능력이 없거나 장애가 있어서 소득의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는 곳이다. 강 대표 역시 화성자활센터에서 4년 정도 근무한 후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에 공동체 창업을 시작했다. 자활센터를 통해 기술을 배우고, 창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자활센터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스스로 성장하여 살아남기 위해 독립을 결단하여 공동체 창업을 한 경우다. 스스로의 나약함과 타협하지 않고 야생에서의 생존을 용기있게 행동한 것 자체가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청소업체 대표라 제가 청소를 좋아할 것 같죠? 아니에요. 전 어릴 때부터 ‘공주병’ 환자였어요. (웃음) 그래서 상호도 ‘여왕’ 이라는 단어를 쓴 거죠. 처음 청소하러 갈 때 미니스커트에 뾰족구두 신고 출근해서, 작업복 갈아입고 일하고 다시 퇴근할 때는 꽃단장을 하고 다녔어요. 워낙 꾸미는 걸 좋아해요. 가족들이 제가 청소일 한다고 시작했을 때 믿지 않았죠. 청소하는 것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살기 위해서 시작한 거죠. 그렇지만 힘들어도 보람은 있습니다.”

현재 ‘청소의 여왕’ 자활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7명. 청소업체로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져 강 대표는 화성시 자활센터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은 다르다고 말하는 강 대표는 청소도 열심히 하면 돈이 된다고 한다. 몸 건강하고, 정신이 올바르면 어떤 일이든 해서 먹고 살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직원 중 오전 사무실 청소, 오후 학교 청소를 하는 분의 경우 약 2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는다고 한다. ‘청소의 여왕’은 주로 학교나 기업 등과 계약을 맺어 청소파견을 하고 있다.

자활센터에서 일하면서 돈없고 아프고 힘든 사람들만 보아서 그런지 희망이 없었다고 한다.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낮고 안주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거노인으로 수급자 되어 살아가는 것 외에는 희망이 없다. 그렇지만 강 대표는 마틴루터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이라는 문구에 꽂혔고, 희망의 강연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밑바닥 인생, 수급자로서의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청소업체로 독립하면서 모든 청소 방법을 홀로 공부하고 터득했어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죠. 청소약품에 대해서, 청소의 노하우에 대해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답니다. 현재는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가 자활기업을 만들어 독립하고, 기업을 꾸려나가면서 진짜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게 된 것 자체가 이 사회의 희망의 증거다. 세 자녀 모두 독립하여 자신의 몫을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부모의 역할은 사사건건 뒷바라지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롤모델만 제시하면 된다고 말한다. 큰 딸은 헤어 디자이너로, 작은 딸은 회사원으로, 막내 아들은 인간재활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모두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잘 살 때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강부희 대표는 현재의 삶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금도 사이버대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다.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가르치고, 경기도의 자활센터에서 강의가 필요할 때는 달려가기도 한다. 사람들과 말하기를 좋아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의 여왕’ 강부희. 그녀의 인생은 현재 진행 중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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