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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이너에서 북아티스트가 되기까지‘블루밍북’의 손성희 대표를 만나다
김소라 기자 | 승인 2016.05.08 19:13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인쇄술이 발달되었고, 책의 제본술 또한 일본과 중국과 달리 오침안정법이라는 선장 방식으로 발달되었습니다. 종이를 한 장씩 접고 무명실로 꿰매는 방식은 우리나라의 책을 오랫동안 훼손 없이 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1377년 만들어진 직지심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입니다. 바로 오침안정법 때문입니다.”

손성희 북아티스트로부터 북아트 공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텍스트뿐만 아니라 전통책의 제본방식이나 북디자인에도 관심 있는 이들이 많다. 책은 인류의 지식, 정보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문화유산이다. 물론 이제는 정보가 디지털화 되어 책이 무용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의 예술성과 함께 아날로그적인 책의 전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많다. 손성희 북아티스트는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2010년 북아트를 처음 접하였지만, 꾸준히 배우고 창작하면서 이제는 ‘블루밍 북’의 대표가 되었다. 손성희 북아티스트는 원래 실내 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양화를 부전공한 이력이 있다. 2011년도에는 대한민국실내건축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유명한 실내디자인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회화 분야로 치면, 국전에서 대상을 받은 정도의 실력이다. 그럼에도 북아트의 매력에 빠져 사회적인 부와 성공의 길을 내려놓았다. 역시 인생은 의도와 계획대로 되지 않는가보다.

특히 수원시의 국제교류도시 수공예축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북아트의 수공예 장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공예 축제를 마친 후 6월에는 수원과 자매도시인 러시아의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초청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손 작가의 북아트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책도 얼마든지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가격표가 매겨진 상품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손때 묻은 책은 자신의 온 생애가 고스란히 담긴 흔적이기도 하다.

“북아트는 다른 공예보다 만들어 쓸 수 있는 실용적인 개념이 강하죠. 놓치고 싶지 않은 글귀나 남기고 싶은 말을 저는 제가 만든 책에 손글씨로 적어 놓아요. 만든 물건을 내가 사용하면서 온전히 나의 것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패스트문화 속에서 북아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손 작가는 북아트 작업을 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친한 동생이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유품 중에 어머니의 손때 묻은 낡은 성가 책이 있었는데, 그것을 제가 북아트로 리폼해 주었답니다. 소중히 여기는 책은 바로 사라지지 않는 보물이 되는 셈이죠!”

스스로 손수 제작하는 기쁨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북아트의 매력이다. 내가 만든 책에 직접 메모하고, 글을 채워나갈 수도 있다. 책이라는 매체의 예술성과 사람들이 소통하고 만나는 방식이 좋다고 말한다. 앞으로 블루밍북을 통해서 북아트 강사를 양성하고, 함께 활동하는 북아티스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옛 것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한 북아트 작업으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 한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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