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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경기도 전통시장을 찾아가다(18) - 수원조원시장‘시장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시장
신진우 기자 | 승인 2016.05.09 10:43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조원시장의 조원(棗園)은 대추 조(棗)에 동산 원(園)이라는 한자를 쓴다. 이 지역에는 대추나무가 많아서 ‘대추나무골’, ‘대추원’ 또는 ‘조원 말’이라는 마을 명칭의 기원이 되었다. 대추를 키우기 위해서 광교산의 기운이 정화된 곳이어야 해서 선택된 곳이 오늘날 조원동인 대추나무골이다. 물론 지금은 과거와 같이 대추나무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의 명칭과 역사 유래를 따라서 ‘대추동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조원시장은 1975년도 개설, 1982년도 시장 형성, 2008년 5월 인정시장으로 등록됐다. 100여 개의 점포에 110명의 상인이 상주한다. 주요 취급 물품은 채소, 과일, 생선, 반찬, 떡, 건어물, 정육, 잡화, 음식점 등이다.

정영호 상인회장

시장에 ‘디자인’을 입히다

조원시장은 주택가에 있는 전형적 골목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다. 대부분 동네 주민들이 걸어서 이용하는 골목 내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시장 1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대와 협약을 맺으면서 시장에 디자인이 입혀졌다. 시장 구석구석이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져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발길을 옮기게 된다. 상인의 얼굴과 상품 특색에 맞게 그러진 간판들, 옛 향수가 느껴지는 가마솥에 끓고 있는 음식들, 특정 점포임을 알리는 쇼윈도에 그려진 그림들, 물건을 고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게 만들어진 매대 인테리어, 정갈하게 음식을 담긴 그릇들, 발길을 옮기는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 점포 안이 훤히 들여다보여 상품을 손질하는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들이 있다.

영화 속 세트장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눈요깃거리들이 많은 시장이다. 상인회에 라디오 방송시스템이 있어 주민들이 직접 DJ가 되어 생방송을 진행한다. 사연과 신청곡을 받고, 주민의 경조사나 소식을 전하며 소통한다. 눈요깃거리뿐만 아니라 들을 거리도 풍성한 재미난 시장이다. 또한, 시장의 방범을 책임지는 CCTV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안전함을 유지한다.

정영호 상인회장은 조원시장을 ‘더불어 사는 생활밀착형 시장’, ‘지역주민과 가족처럼 함께하는 시장’이라고 소개한다. 조원시장의 슬로건인 ‘고객이 있어야 상인이 있다’는 의미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우리 상인들은 많은 직업 중에 장사를 가장 잘하기 때문에 장사를 한다는 프로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고객을 위해 품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내놓는다. 이것이 곧 전통시장의 매력이자 고객 유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으로 인한 고객의 재방문과 시장의 문화와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상인과 고객이 ‘상생’하기보다는 ‘동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골손님의 꾸준한 유치를 위해 품질 좋은 물건을 선택해오는 상인들의 안목이 남다르다고 한다. 정 회장은 “최고의 물건으로 승부를 거는 조원시장”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한다.

조원시장에 시급한 것은 주차장이다. 수원 KT 위즈파크 출입구가 시장과 다른 곳으로 나서, 야구를 할 때 환성과 불빛으로 축제 분위기이지만 시장으로 유입되는 손님은 없다고 한다. “종합운동장 사전 주차 예약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시장 주변에 불법주차를 하여 피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행사를 하고 문화적 체험으로 시민을 끌어들이는 행사를 해도 주차시설 부족으로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매우 아쉽다”고 한다. 주변 대형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도 주차시설만 해결된다면 유입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차장 마련 사업을 절실하게 말한다.

‘공부하는 상인의 노력’이 시장에 흘러들다

조원시장이 사랑스럽고 정감 넘치는 시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상인대학’ 덕분이었다고 정 회장은 말한다. 장사하는 상인이 아니라 공부하는 상인들을 만들고자 상인들 스스로 상인대학을 통해 변화했다.

2011년 54명 전원이 모두 졸업하여 시장경영진흥원에서 개최한 전국의 상인대학 중 가장 특별한 사례를 갖기도 하였다. 에피소드로는 “상인대학 수강으로 자리를 비웁니다. 더 많이 공부해서 고객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문을 닫으면서까지 공부의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그만큼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그 배움을 통해 상인의 발전과 조원시장의 변화를 갈망했던 것 같다. 고객 만족 경영과 서비스 화법을 배우면서 고객을 위한 새로운 경영 이론으로 무장한 상인이 되었다. 또한, 동일 품목의 상인들은 경쟁 상대이기에 불신은 아니더라도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는데 상인대학 이후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가 늘고 장사에 대한 노하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처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마음이 시장의 골목골목으로 흘러들어 고객들에게도 따뜻한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 내에 ‘교육과 문화체험’으로 아이들에게 추억거리가 생기다.

조원시장의 상인회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주택가에 밀집한 지역이라 문화시설이 부족하기에 아이들이 놀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조원시장 내 새마을금고 지하 1층 상인회 교육장 일부에 조성된 ‘대추동이 작은 도서관’은 경기도와 수원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2012년 7월에 개관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조원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삐뚤빼뚤한 서툰 글씨로 시장에 대한 느낌을 자기 생각을 담아서 표현한 글귀들이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다.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시장에서의 추억과 꿈을 선물해 줌으로써 장기적으로 조원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상인회 회의장을 시민과 공동으로 사용하여 동화 구연, 영화 상영, 방학 특별활동, 경제체험, 진료교육, 역사교육, 유아 어린이집 견학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추동이 문화마을 만들기 위원과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예산 지원 없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도서 구매비와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원이 되어 꾸준한 효과와 향상된 서비스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타 시장과 차별화되는 특징으로 시장 내에 사회적 협동조합인 ‘마돈나’가 있다는 것이다. 마돈나는 ‘마을을 가꾸는 돈가스 나눔터’의 줄임말이다. 마을르네상스 사업으로 2013년 7월에 문을 열었다. 마돈나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돈가스와 탕수육이다. 마돈나의 수익은 전액 마을로 환원된다. 그 수익으로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과 마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마돈나는 주민들에게 맛있는 돈가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민들의 참여하는 교육과 문화공간의 요지로 활용된다. 지역주민들이 재능기부 강사가 되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교육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더불어 사는 마을, 나눔과 베풂의 실천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조원시장은 상인과 고객이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20~30년간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상인은 품질로써 고객에게 믿음을 주고 고객은 상인을 신뢰하여 단골 고객이 많다. 상인회에서는 아이들이 교육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마을봉사단체가 시장 내에서 상생하며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 결실이 앞으로 대추나무처럼 주렁주렁 열매 맺어 번영하고 ‘교육과 문화를 접목한 21세기형 명품 전통시장’이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조원시장을 찾는 일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신진우 기자  d9733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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