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에게 나만의 상담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상담사가 된 후 가장 좋은 점은 바로 내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작업이 필요한 일입니다.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일이죠.”

광교 신도시에 위치한 ‘행복한 우리 상담센터’의 지옥진 센터장의 편안하고 온화한 얼굴을 마주하니 마음속의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고나 할까. 나를 혼내거나 지적하지 않고, 다 받아줄 것만 같다. 상담사라는 직업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옥진 센터장은 오래 전 미술학원을 큰 규모로 운영하면서 미술 전공을 살려 일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1997년 IMF가 닥치면서 운영하던 미술학원에 타격이 컸다. 가정 경제가 힘들 때 가장 먼저 그만두는 학원이 미술학원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미술치료와 심리를 공부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길이라는 확신이 생겨 상담 공부에 올인하였다.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인 해였죠. 저에게도 인생의 분기점 같은 해였습니다. 평생교육원에서 미술치료와 상담을 만났고, 2003년 본격적으로 원광대학교 대학원의 미술심리치료학과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봉사하면서 장애아, 노인, 학부모, 환자 등 다양한 대상에게 심리상담을 했다. 이후 2009년 박사과정을 하고, 2013년도에 광교 신도시가 생기면서 법조타운이 들어서는 중심가에 상담센터를 오픈하였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졌지만 제 인생은 오히려 풍요로워졌습니다. 심지어 연기를 하던 딸은 뒤늦게 현재 상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경력이 자신만의 철학을 지닌 상담사로 만들어 줍니다.”

현대인들의 크고 작은 마음의 병, 부부 및 자녀 문제는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심각한 수준이 많다. 상담센터에 오는 아이들 같은 경우 꾸준한 상담을 통해 건강한 자아를 찾고, 사회성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드러난 시점이 아닌 ‘예방접종’처럼 상담을 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망은 많아지고,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높아지죠. 분노조절이 안되고, 폭력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육체적 질병보다 무서운 병적 상태인데, 마음은 보이지 않죠. 지금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돌 이전부터 집단 속에서 지내는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보이지 않게 피곤한 상태에요.”

지옥진 센터장은 광교지역에서 크고 작은 사회적인 기여를 하며, 상담가로서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세워나가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귀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큰 듯하다. 상담센터의 개인 및 집단 상담은 정신과에서 진단받아 단기간에 약물 치료하는 식이 아니다. 1-2년 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켜 나가는 상담은 느리지만 힘이 있다.

‘모르면 배운다’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연구하는데 힘을 쏟는 지 센터장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상담 공부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만큼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으며 건강하게 변화해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수원 광교 지역에서 ‘행복한 우리’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지옥진 센터장과의 만남은 더없이 편안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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