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 거예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우리 것을 하는 곳을 찾아갔죠. 풍물도 하고 탈춤도 배우는 곳인데 그곳에 가서 접하게 된 풍물이 벌써 25년이란 세월을 풍물쟁이로 살게 만든 것이죠. 저는 정말 춤이 추고 싶었거든요.”

여주시 북내면에서 만난 다스름 김미진(여, 43세) 대표는 여주에서 행사가 벌어지면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모든 행사에 풍물이 잡히면 그곳에는 그녀가 있기 때문이다. 흔암리 나루굿을 비롯해 해맞이 축제장, 대보름 놀이판, 가남읍 본두리 낙화놀이 축제장 등 그녀가 빠지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저희 문화체험공동체 다스름은 2004년도에 시작을 했어요. 그 전에 여주에는 1991년부터 각종 연희를 담당하는 사회단체가 있었죠. 문화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는데 그 중 풍물분과가 있었어요. 대개 이들 한길회라는 단체에 속해있는 인원들이 온동권이었기 때문에 사회분위기가 바뀌고 단체가 와해되면서 뿔뿔이 흩어졌어요.”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다

김미진 대표는 사회단체 운동을 하던 한길회 풍물분과에서 활동을 하다가 단체가 흩어지자 풍물패만을 다시 모아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의 현실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예산 등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주로 내려갔다가 후배들의 청원에 의해 다시 여주로 돌아왔다.

“다양한 문화단체들의 모임이었던 단체가 해산을 하고 난 후 청주로 내려갔어요. 그런데 풍물을 하고 있던 후배가 도움을 요청한 것이죠. 그래서 여주로 다시 와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리라 마음먹고 전국의 유명한 선생님들을 찾아나섰죠.”

그렇게 설장고 명인 문정숙 선생을 비롯하여 문화재급 선생들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한 세월이 10년이다. 그 후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어 원광대디지털 대학 전통연희과에 입학을 한다. 4년 공부를 마친 후 사물놀이와 각종 놀이문화 등을 정리하고 싶어 찾아간 곳이 춘천교육대학이다.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춘천교육대학 음악대학 국악교육학과에 들어갔어요. 당시 국악교육학과가 새로 생겼는데 그곳에 들어가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죠.”

김미진 대표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처음 취미생활로 시작을 한 풍물이 어느새 전업이 되었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업 풍물쟁이로 활동을 하다가 떠나는 모습도 보았다.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풍물을 버리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지역의 전통 놀이문화를 찾아 정착시킬 것

요즈음 김미진 대표는 지역 놀이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는 학생민속경연대회를 열기 때문에 여주지역의 놀이문화 중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던 '장치기놀이‘의 연희방법이나 소도구, 풍물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전통놀이 부분에는 기억을 하고 계시던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에 고증을 받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올 9월에 열리는 청소년들의 경연대회에 출품할 놀이문화를 찾아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요.”

한 사람의 노력으로도 지역문화는 이어갈 수가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해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열정을 갖고 있다면 전통문화의 도태는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많은 노력을 요하는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 김미진 대표가 하는 일은 우리민족의 정신을 지키는 길이다. 하기에 그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