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차원의 재난안전종합체험관 건립지가 오산시로 확정되면서 부지 선정 등을 포함,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에 대한 여론수렴 과정조차 생략한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높다.

시의 건립계획은 우선 오는 2019년까지 국·도비 3백억원을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여㎡ 규모의 생활재난 등 6개 체험존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부지는 과거 서울대병원 유치를 위해 마련해 놓은 내삼미동 터다. 시의 체험관 건립계획은 그러나 ‘왜 오산이어야만 하나’에서부터 부지 선정의 타당성,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적 효과 등에 이르기까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비판 여론의 핵심은 대략 이렇다. 우선 경제적 효과를 담보할 수 없는 안전체험관을 굳이 오산에 들여와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오산이 아니어도 화성과 용인, 평택 등 유휴부지 활용이 가능한 곳이 많지 않느냐고 지적한다. 필자 역시 타 지방자치단체는 차치하고라도 관내 타 지역 검토는 충분히 가능했다고 본다.

또한, 서울대병원 부지를 쪼개어 건립하기로 한 것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나머지 부지의 효용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향후 보다 큰 용도로의 활용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쓸모없는 땅으로 전락시켜 버린 꼴이 됐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한 체험관은 결국 시민을 위한 경제적 파급효과 보다는 젊은 학부모에 대한 ‘표심’을 자극하는 용도의 ‘선심성 행정’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건립 부지를 영구임대,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한 것 역시 되짚어봐야 한다. 옛 서울대병원 부지는 유치 실패로 현재 9년째 방치되고 있으며, 토지매입 보상비 517억원에 매년 발생하는 금융이자를 감안하여도 현재까지 8백억원 정도의 시민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금싸라기 같은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다니...’라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이유다. 금싸라기와도 같은 비싼 서울대병원 부지를 활용할 이유는 없고,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 시켜 나갈 수 있는 산업적 용도로 쓰여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병원 유치실패와 이로 인한 ‘면피’ 차원에서 급히 정한 건립계획안이라면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정상적인 열린 행정이었다면 대시민 의견 수렴과 시의회 등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면서 단계별로 추진되는 것이 옳았다. 적어도 시비 1백억원과 부지 무상제공 등 오산시가 자체 감당해야 할 예산이 적지 않고, 국비와 도비가 각각 1백억원씩 소요된다는 단순한 계산을 하더라도 타당성 조사는 더 신중했어야 했다.

체험관 유치과정에 대한 관의 일방적 행정과 의견수렴 부족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현 시정의 고질적 병과도 같다. “건립 대상지 모집 공고 일정에 쫓겨 의견수렴이 부족했다”고 솔직히 고백(?)한 관계 당국 담당자의 설명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서울대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단체장에 오른 현 곽상욱 오산시장은 시민들에게 우선 사과부터 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급하다고 이것저것 따져보지도 않고 부지 제공을 약속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보아야 한다.

* 이 기사는 본지의 입장과 무관합니다. 반론, 재반론으로 <토론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권재(새누리당 오산시 당원협의회 위원장)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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