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옥 시인

보통 사람들은 시라고 하면 자신의 일상생활과 멀리 동떨어진 특별한 사람들의 재능이라고만 생각한다. 시를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도 느낀다. 시를 읽지도 않는데, 시를 짓는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게 여겨진다. 천선옥 작가로부터 동시를 쓰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동시는 어린이 시와 다릅니다. 동심을 지닌 어른이 쓴 시를 동시라 하죠. 일상을 어린이의 눈으로 보고 시를 짓되 그 속에 의미를 포함시키면 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천선옥 작가는 자신이 쓴 시를 읽어주고 함께 낭송하자고 했다. 시는 낭송을 할 때 생생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시를 쓰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더욱 시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경험만으로 충분히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동시로 만들어진 동요를 들려준다. 동시가 노래로 만들어지면 부르기 쉽게 된다. 시인이 지은 ‘안개의 마술학교’라는 동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아파트 십구층 꼭대기 집에서 바라보는 논밖은 지금 안개가 자욱하지요. 지금 안개가 자욱하지요. 뾰족한 시계탑이 흐느적 흐느적 신호등이 반쯤 허공에 둥둥, 보이지 않던 차들이 갑자기 빵빵, 학교 가는 길은 사라지고 없어요. 뾰족 모자 쓴 마술사처럼 안개는 마술부리는 손을 갖고 있나 봐요. 안개의 마술 학교. 나도 그 학교 학생이 되고 싶어요.”

천선옥 시인의 많은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2008년 아동문예에서 동시가 당선되어 2012년 첫 시집을 펴낸 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유년의 기억을 더듬어 나가면서 학교 운동장, 골목길, 담벼락, 국기게양대, 빨간 우체통, 시계탑 등의 공간을 등장시킨다. 이러한 공간들은 유년을 잊은 어른들이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한 공간이고 정겨움이 가득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시를 잘 쓸 수 있는지 질문했다. 우선 한 가지 주제를 생각해 보고 떠오르는 단어를 적어 보라 한다. 무작위로 생각나는 단어들을 적어본 후 세 가지, 다섯 가지 단어를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시로 적어도 되고, 짧은 글을 지어도 된다. 누구나 재미있게 동시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여 등단했다. 시를 쓰고 싶어서 시 공부를 했지만 동시로 등단했다. 오히려 동시를 쓰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이어서 동화까지 쓰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아동심리, 아동문학, 독서지도 등을 공부하였다. 젊은 시절부터 공부를 하여 시인이 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동시쓰기는 누구나 언제라도 가능하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온통 글감이 될 수 있다.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관찰’이 필요합니다. 경험도 물론 시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사물을 잘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좋은 사진이나 그림을 유심히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것도 시쓰기의 좋은 습관입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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