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주치의처럼 ‘주치변호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생각에서 만든 제도가 바로 ‘회원제 법률서비스’라고 한다. 김영훈 변호사는 성남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대한민국 최초 회원제법률서비스를 개발한 신개념 법률 상품을 만들어냈다. LMS라고 불리는 Law Membership Service다.

“사실 10억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1000만원의 중개수수료는 아깝지 않고 법률적 검토를 하는 사전 비용은 아깝다고 여깁니다. 저는 예방법학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기 이전에 약정제의 금액으로 추후 일어날 법적인 사건에 대한 변론을 약속합니다.”

생소한 개념이다. 왜냐하면 변호사를 선임하는 행위는 보통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매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훈 변호사는 소비자의 의식 변화와 함께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선임료사전약정제의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변호사의 문턱을 낮춘 제도라고나 할까. 2016년 7월 회원제법률서비스를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부담 없이 변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길 원했다.

그는 말한다. “처음 회원 가입하는 분들은 제가 무조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합니다. 변호사도 앞으로는 영업 마인드를 가져야 해요. 개인적으로 경제적인 곤란함은 없지만 좀 더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친구 같은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보통 법적인 사건에서 변호사 수임료는 일반인에게 큰 부담이 된다.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 할지라도 몇 백 만원은 기본이다. 김영훈 변호사는 ‘월 5만원에 변호사를 채용하세요’라는 문구를 만들어냈다. 사건 의뢰시 수입료는 330만원으로 약정금액으로 정해놓았다. 언제나 상담 받을 수 있는 변호사 한 명 곁에 두는 것은 든든한 일이다.

변호사들이 먹고살기 힘든 시대다. 청년 변호사들은 절반 이상 일자리가 부족하다고들 한다. 당연히 생계 문제에 부딪히면서 공익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면서 오히려 돈에 눈먼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변호사는 늘어나지만 법률수요가 그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늘어나면서 매년 20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울지역의 변호사 평균 사건 수임건수는 2011년 2.83건에서 2016년 1.69건으로 줄었다. 이 정도면 사무실 유지도 어렵다.

대한민국 법률시장 규모 약 3조원. 그 중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연 매출 780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 소속 변호사 800명 이상에 변호사 1인당 매출은 9.5억원. 법률시장에서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다.

“법률고문계약은 월 고문료가 고액이에요. 대부분 기업들이 이용하죠. 하지만 제공되는 서비스가 구체적이지 않고 1년 이상 계약 유지도 힘들어요. 월납입금을 최소화하면서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 바로 ‘주치변호사’ 제도를 통해 변호사나 잠재적 의뢰인 모두 윈윈(win-win)하자는 거죠.”

법률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전문가의 높은 문턱에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회원제법률서비스(LMS)를 만든 김영훈 변호사의 도전정신이 새롭다. 김영훈 변호사의 재미있는 취미 중 하나. 그는 블로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변론스케치’를 꾸준히 연재하는데 드라마를 보듯 재미있다. 사회문제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펼치는 글을 쓴다. 변호사가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면서 스스로를 소개하고, 회원제 서비스를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시작해보려 한다. 법률시장의 작은 변화로 인해 좀 더 투명한 신뢰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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