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학교는 장애인의 평생교육시설입니다. 사회복지시설이 아닌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입니다. 10년 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중증 장애인 대상으로 검정고시, 한글문해, 인문학, 문화예술 강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빛학교의 신창용 교장은 자신도 역시 시각장애를 갖고 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알고 있다. 주로 경제적 요인으로 배움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한번 식구는 영원한 식구란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의 대상자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수강료 및 교재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배움은 평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애인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소비적인 생활, 남들의 도움을 받는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산적인 삶을 살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움으로 사람은 유연해집니다. ‘배려하는 장애인이 되자’고 항상 말합니다.”

이곳의 교육은 모두 1회성이 아니다. 봉사자들도 수년간 꾸준히 가르친다. 각 과목별 선생님은 전문 자격 이상을 갖춘 분들이지만 모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평생봉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봉사한다. 교실 벽면을 가득 채운 유화 그림은 모두 장애인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작품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면서 장애인들도 마음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배움은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다.

현재 한빛학교는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골든프라자의 2층 상가 건물을 임대하여 학교 교실로 이용한다. 당연히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더 많은 강좌를 열고 싶은데 장소가 협소하다. 그런데 신창용 교장은 임대료가 더 싼 외곽의 지역보다 교통이 좋은 수원역 인근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접근성이 좋고 더 많은 장애인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장애인이 거리에 많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아야 우리 사회에 장애인식개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곳에는 초·중·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검정고시반, 한글문해, 미술, 음악, 사진, 인문학 강좌 등이 마련되어 있다. 기능적인 교육 이외에도 ‘화장품만들기’ ‘한의사의 무료검진’ ‘현장체험’ 등 장애인이 평소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하려고 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

“재원이 마련된다면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형편 어려운 분들이 많기 때문에 밥의 문제가 중요해요. 특히 방학 때는 장애인 분들이 갈 곳이 없어요. 혼자 지내시는 분들이 많기에 학교에 오면 친구도 만나고 하루가 즐겁죠.”

신창용 교장은 앞으로 장애인 시설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복지 정책은 대상군마다 따로 따로 지원한다. 장애인, 다문화, 어린이, 노인 등 대상에 따라 비슷한 사업을 중복으로 한다. 당연히 예산도 늘고 산발적이다. 앞으로는 평생교육시설의 한 범주로서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야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장애인이 공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쉽지 않은 공부를 꼭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배움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생존의 힘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한빛학교는 신창용 교장 및 자원봉사하는 모든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앞으로도 운영될 것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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