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수원시 조원동에 ‘누구나 꽃 마을 학교’가 개교했다. 수원희망교육포럼에서 공간을 마련하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누구나 꽃 마을학교’ 한쪽에 수원희망교육포럼(이하 포럼)의 사무실이 있다. 이곳에서 송준호 포럼 대표를 만나보았다.

“저희는 14년도에 창립된 단체인데 그동안 사무실 없이 활동을 해 오다 이번에 ‘누구나 꽃 마을학교’를 개교하면서 처음으로 거점 공간을 확보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교육 활동이 창출되는 공간으로서 활용될 이곳을 저희 포럼 후원회원들의 십시일반 모금으로 마련하게 됐는데 그래서 매우 소중한 공간입니다.”

송준호 대표는 수원 지역에서 마을 르네상스와 공동체 운동이 일어나던 때에 이러한 활동들의 주체에 미래 세대가 빠져 있다는 것에 문제점을 의식하고 교육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이근호 님과 오랜 기간 공동체 운동을 고민했었습니다. 공동체의 주체가 다양화 되어야 이 활동들이 지속가능해 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이재정 교육감이 마을 교육 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교육감 활동을 시작하셨죠. 그래서 저희 단체는 민간에서 해야 하는 마을 교육 공동체의 역할과 관에서 하는 역할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시민단체 활동이나 교육 운동은 공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이 주를 이루다 보니 공교육 기관이나 관에서 주도하는 교육 활동과 배치되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원희망교육포럼은 공교육 기관을 변화시키고 민간단체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저희가 상반기와 하반기 정책 간담회를 연 2회 개최합니다. 이 자리에 시장님도 오시고 많은 수원시 교육관련 정책 담당자들이 함께 하는데요. 저희가 재정적인 부분의 한계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시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셔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희와 같은 비영리 단체와 관에서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들이 다르니까요. 저희가 활동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재정적인 부분이에요. 그래서 민간에서 활동하는 교육 공동체들, 시민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 주는 방안이 있었으면 합니다.”

송 대표는 3년여 밖에 안 된 포럼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업들을 해 왔다. 도와 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한 공모사업도 여럿이고 포럼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자체 사업도 활발히 해왔다.

“경기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꿈의 학교 관련 저희가 수원시 청소년 의회 학교를 운영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지역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정책화 하는 과정을 해 보는 민주시민 교육차원에서의 활동이었죠. 이러한 의회 교육은 공동체의 갈등을 해결하고 조정하는 체험을 학생들이 직접 해 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경험입니다.”

포럼의 수원시 청소년 의회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후 경기도내 31개 시군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경기도 의회에서도 16년에 의회 학교 사업을 추진했으며, 경기도 민주시민 조례를 제정하였다.

“학생들이 의회학교 활동을 통해 직접 의원들에게 조례를 건의하기고 하고, 경기도에서는 민주시민 조례도 제정되고 하면서 성과들이 나타나니 더욱 재미있어 합니다. 수원시에서도 조명자 의원과 함께 민주 시민 조례를 준비 중이고요. 저희 포럼을 통해 의회 학교 운영을 문의해 하는 곳이 많은 데요. 의회 교실은 지역 교육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 상황에 맞게 벤치마킹 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프로그램을 제공해 드리고 안내 해 드릴 수는 있지만 지역마다 지역에 맞는 의회 학교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저희가 직접 가서 활동을 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의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활동가 양성 교육을 해보려고 합니다.”

철저히 지역 안에서의 공동체 활동에 초점을 두고 이익이 목표가 아닌 나눔을 목표로 하는 수원희망교육포럼은 여러 공모사업 외에 자체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16년에 조원동 마을 축제를 열었습니다. 인근 5개 초, 중, 고 교장 선생들과 조원동 동장, 지역 학부모들을 만나서 마을 축제와 학교 축제가 하나가 되어 마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는 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었죠. 다행히 모든 분들이 마을 축제에 동의해 주시고 함께 축제를 만들었는데요.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후 세류 1동도 저희 마을 축제를 벤치마킹해 세류 마을 축제를 열었어요. 저희 마을 축제를 시작으로 더욱 많은 지역에서 마을이 살아나는 마을 축제가 퍼져나갔으면 합니다.”

송 대표는 현재 칠보마을 교육공동체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원시 마을 르네상스 센터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모임에는 지역 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복지관, 생태 체험관, 수원희망교육포럼, 지역 5개 학교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른바 지역 내 학교 밖 교육 활동 기관과 학교가 만나 지역의 교육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역할을 분담하는 자리다. 이러한 일들을 선도적으로 해온 수원희망교육포럼이 여기에 참여하여 다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작년에 의회 학교에 참여한 후 무언가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대학도 가고 싶어져서 고3때 공부를 열심히 해 내신 성적이 향상되어 대학을 가게 된 학생을 만났습니다. 저희 활동의 최종 목적지는 이렇게 학생들 삶의 변화에 있어요. 이럴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비영리단체인 수원희망교육포럼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가정 생계를 위해선 따로 일을 하고 있는 송 대표와 포럼의 운영진들은 아이들의 변화를 보람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민간의 교육운동을 연결하는 거버넌스 활동을 충실히 해온 수원희망교육포럼의 활동이 마을 교육 공동체 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길 바란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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