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인터넷 카페에서 띠별 모임을 했었는데 봉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생겨 전국 단위로 요양원 봉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빨래, 목욕, 식사 등의 봉사뿐 아니라 후원금도 전달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죠. 그러다가 체계적인 봉사를 위해 사단법인 ‘희망나눔재단’까지 만들었어요. 이후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것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마을기업을 만들어 자급자족 시스템을 만든 것이 사회적경제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입니다.”

현재 경기도사회적경제협동조합의 한희주 이사장이 갖고 있는 직함은 다양하다. 사회적 기업 (주)희망일자리 나눔 대표이면서 경기도 마을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경기도 내의 마을 기업협회, 자활기업협의회, 협동조합협의회, 사회적기업협의회, 사회적경제협회 등 5개의 기관이 통합한 전국 최초 통합 협동조합까지 설립했다. 스스로의 성장에는 바로 지역 사회의 봉사가 밑바탕 되었다고 한다.

“지난 주에 급성 장염이 오고 실신한 상태가 되면서 죽었다 살아난 듯했죠. 일주일 동안 꼼짝없이 집에 누워 있었고, 먹지도 걷지도 못했어요. 그동안 제 몸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써 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건강할 동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죠.”

왜 그렇게 힘든 일을 자처할까 싶지만 한희주 이사장은 “그동안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에게 또 기를 받습니다”라고 한다.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등과 같은 사회적경제 분야는 다수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기본이다. 혼자서 결정하고 독선적으로 사업하는 구조가 아니다. 수익의 대부분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큰 돈 벌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더 큰 일을 도모하고자 경기도사회적경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첫 시작이 바로 경기도따복기숙사 위탁 사업이다.

“사회적경제에 계신 분들, 단체들이 더욱 활기차게 일하고 수익을 창출해 내는 구조로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따복기숙사 위탁사업으로 인해 약 20여 명이 관리, 운영하는 직원이 필요하게 됩니다. 가치를 추구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이만큼 좋은 일이 어딨나요.”

앞으로 경기도따복기숙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학생, 주민, 협동조합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도록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숙사생이 약 293명 입주하게 되는데 그들 역시 협동조합 체제를 만들 것이다. 대한민국의 전무후무한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이곳에서 성과를 내고, 지역에서 큰 역할을 해내는 것을 기대한다.

“20대 큰 제조업을 하여 수출까지 손을 대고 큰돈도 벌어 보았어요. 학원 경영도 했었고요. 사실 남 밑에서 일해본 적은 없지만 이미 젊은 시절 일찍 시도하며 실패로 단련된 몸이에요.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은 인생의 진리입니다. 돈보다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철저히 배우게 되었답니다.”

20년 넘게 봉사와 마을 기업 등으로 단련되고 축적된 경험은 이제 경기도 내의 커다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사회를 일구어나가는 따복기숙사 수탁 사업은 경기도 내의 사회적 경제 주체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 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한희주 이사장 특유의 긍정성을 발휘해서 말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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