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은 26일 새벽 사드의 핵심 장비인 X-밴드 레이더, 발사대, 요격미사일 등을 성주 사드배치 부지에 전격 배치했다. 미군당국의 이번 조치는 반입에 반대하는 성주의 노인 분들까지 진압하며 야만스럽게 진행된 주권을 짓밟은 폭거이다. 또한 박근혜 아바타로 불리는 황교안 대행이 정권교체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사드 대못박기’로 월권한 굴욕적인 야합이다. 대선에서 사드배치라는 안보를 쟁점화시켜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만들려는 불순한 선거개입이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면 마치 도둑이나 강도가 야밤에 못된 짓을 저지르듯 국민이 잠든 시간을 택해 비밀 군사작전 하듯이 진행했겠는가.

불과 얼마 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한국에 왔던 외교보좌관은 “사드 배치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행정부 고급 관료의 이런 거짓말과 우리 국민에 대한 무시는 도무지 동맹국의 처신이라고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항공모함 칼빈슨호 항로변경 거짓말에 이어 미국은 연이은 거짓말로 한반도 정책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국방부 역시 그동안 대선 전 사드배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해온 바, 한미 당국이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하고자 연막을 치고 국민을 기만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과도정부에 불과한 황교안 체제와 국방부가 무슨 권한으로 환경영향평가나 시설공사 등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무모한 짓을 벌였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반민주적, 국민 불통 행정은 박근혜 정권 마지막까지 이들의 전매특허라 하겠다.

지난 4월 20일 정부가 미군에게 사드 부지를 공여하고, 이로 인해 환경영향평가법상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만든 것은 국유재산특례제한법 등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현행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조치는 안보를 내건 반민주 폭거에 불과하다. 트럼프 미 정부와 황 대행의 국방부는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라고 하면 국민적 공감대를 통한 합의나 국회 절차 등은 철저히 무시해도 된다고 판단하는가.

이런 오만과 국민 무시에 대해 차기 정부와 국회는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 책임자에 대한 법적, 행정적 모든 책임을 물어 국가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북에서는 예측불허의 김정은 정권이 북핵과 미사일 위협을, 남에서는 이를 빌미로 트럼부 미 당국과 박근혜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니 차기 정부의 ‘무너진 대한민국 바로세우기’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더욱 커지게 됐다.

사드 배치가 북핵이나 미사일 위협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주한미군이나 본토 방어용에 더 가깝고 록히드마틴 등 미 군수업체에게만 떼돈을 벌게 해 준다. 반면 미국의 군사적 세계전략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로 동북아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리 수출 시장의 1/4에 해당하는 대 중국 경제마찰을 가져와 국익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은 보다 더 명확하다. 바른정당의 유승민이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 같이 보수의 결집을 위한 선거 활용이나 대북 대응이라는 심리적 위안이 더 크게 작용할 뿐이다.

미군은 더 이상의 사드배치를 중단하고 차기정부와의 성실한 협상과 한국민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길 바란다. 미국의 오만은 한미동맹의 불신을 가져오고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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