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청와대의 사드 4기 추가 반입 보고 과정에서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이 일어 파장이 일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으로, 사실이라면 국기문란 사건으로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시작된 사드 도입과 배치는 시종일관 비밀과 음모, 은폐로 점철됐다. 안보와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 사안이 일반 국민은 물론 국회도 모른 채 청와대와 국방부 극소수의 간부 맘대로 밀실에서 결정되고 진행된 것이다.

이들의 의식 속에는 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막는 실질적인 효용성이 있는지, 중국과의 마찰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과 대결을 강화시키진 않는지, 사드 배치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제공이나 제대로 논의는 전혀 필요 없었다. 오직 북핵 위협과 한미동맹만을 되풀이하며 국민을 ‘농락’하고 정보를 ‘독점’할 뿐이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인 정진석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진실게임 논란은 한미동맹과 튼튼한 안보태세 유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누락’에 충격 받았다고 했다는데 문 대통령의 충격 발언이 저는 더 충격적”이라는 황당한 글을 남겨 우려를 낳았다.

정 의원에게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북한이 위협한다면, 또는 미국이 원하는 사안이라면 ‘안보’라는 이유로 모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 박근혜가 권좌에서 쫓겨났는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 일각에는 박정희 시대의 반민주적 극우 논리와 독재적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듯해 아찔하다.

국방부의 사드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은 좌우의 이념이나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부정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국기문란 사건이자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차원의 문제이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사드 발사대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묻자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발뺌한 한민구 국방장관뿐만 아니라 박근혜 탄핵 당시 미국을 두 번 방문해 급하게 사드 반입을 진행한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음모적인 사드 반입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확교안 전 총리,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까지 혐의가 의심되는 관계자들 모두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엄히 처벌해야 하는 이유이다.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 일각의 사대주의적이고 국회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정신 나간 언행 등이 빈발하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얕잡아보고 사드 배치에 대해 수조원의 비용을 지불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까지 해대는 것 아니겠는가. 아마도 미국에서 사드 배치와 같은 국가적 안보 경제 사안이 의회를 무시하고 백악관 독단으로 음모적으로 결정된다면 아마 해당 미 대통령은 탄핵으로까지 몰릴지도 모를 일이다.

박근혜 정부의 고위 인사들은 새 정부에게 국정업무에 대한 제대로 된 인수인계는 하지 않은 채 ‘사드 몰래 반입’과 ‘보고 누락’이라는 짐만 물려주었다. 헌재로부터 파면당한 박근혜를 떠받쳐온 부패한 기득권 세력의 ‘오만함’과 ‘비민주적 적폐’를 바로 잡는 것에서부터 새시대의 출발을 알려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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