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유독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다운계약서, 부인의 특혜 채용 의혹, 위장전입 등으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주장은 자신들이 집권여당이었을 당시 내세운 후보들의 다수가 병역비리,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등 악질적인 범죄혐의에 휩싸였던 사실에 견주어 자가당착이다.

김상조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일부 흠결이 노출된 것은 사실이나 공정거래위원장직을 수행 못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평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것은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제기한 의혹의 상당정도가 부풀려져 있으며, 김 후보자는 그 누구보다 재벌개혁과 시장의 공정질서를 확립해야 할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의 철학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그가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보여준 재벌의 부당세습과 잘못된 지배구조, 갑을관계나 불공정 하도급 등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며 김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사회경제학회는 “김 후보자에 대해 자기표절 등 근거가 박약한 의혹제기를 하는 것은 재벌개혁 의지를 두려워하는 세력의 저항이며, 후보자는 재벌개혁과 중소기업 보호, 공정한 거래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갖고 모범적인 실천을 해 왔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5일엔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이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서명을 발표하였고, 6일에는 변형윤·정운찬 등 학계와 사회 각 부문의 저명인사들이 ‘김상조를 아끼는 사회 각계 인사 498명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자의 인격과 자질을 보증한다고 밝혔다. 이어 7일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소속 가맹점주들이 국회 앞에서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식 있는 지식인들과 을의 위치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김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고 나서면서, 막무가내식 정치공세로 각종 의혹을 부풀려왔던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 언론들은 ‘재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김상조 낙마에 열을 올리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으며 오히려 궁지로 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낙연 국무총리에서부터 현재 거론되는 주요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을 과장하고 무조건적인 반대에 나서면서 높은 지지율의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를 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협치 중단과 대여 강경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협박도 따라다닌다. 몽니가 따로 없으며, 반대를 위한 반대이자 박근혜의 탄핵과 총선과 대선에서의 잇따른 패배에도 전혀 반성과 혁신이 없는 구태에 다름 아니다. 아마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자리 수로 떨어진 정당지지율이 불안해서 나온 조급성의 발로일 듯하다.

자유한국당이 야당으로서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거 자신들이 내세웠던 비도덕적인 후보자들과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려 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되돌아 볼 일이며, 검증을 하더라도 사실에 근거하여 정확히 해야지 결코 침소봉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박근혜를 끌어내린 국민의 높은 의식을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보아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몰락만 가속화시킬 뿐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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