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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의 ‘성차별’ 발언에 대한 유감
서지은 기자 | 승인 2017.06.08 07:01

최근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이번에는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는 발언을 했다.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비난이 일자 이 의원은 “국방·안보에 대한 식견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성차별적 언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여성도 훌륭한 외교부·국방부 장관들이 있다. 그러나 강 후보자는 안보에 대한 식견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아마추어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면 상황을 수습할 수 없다. 지금은 유니세프 대사 같은 '셀러브리티(유명인)'를 앉혀 멋 부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적 발언이며 여성 비하 발언이라는 비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이 의원의 해명이 설득력 없고 그녀의 발언이 가부장적 성차별 패러다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 의원 혼자 ‘국방·안보에 대한 식견이 필요하다’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외교부장관으로서 부적합 이유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이 의원의 발언은 그 다음 발언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강 후보자를 '셀러브리티(유명인)'로 지목하며 멋 부린다고 이야기한 것은 ‘여성=미(美)’의 의식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멋낸다는 가부장적 사회 패러다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의원의 발언은 지역구 여성할당제 30% 의무화 등 ‘여성 대표성 확대’를 지지해온 여성 국회의원의 발언이기에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차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이 의원이기에 유리천장의 벽을 뚫고 나온 강 후보자에 대한 성차별 발언은 진심으로 유감이다.

현재 이 의원의 발언에서 성차별 외에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국가안보와 국방이 힘의 논리로 해결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아주 오래된 ‘국가주의’ 사고방식이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군대가 필요하고 힘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잡음을 허용하지 않는다. 개인의 목소리를 죽이고 지배자의 목소리만 나오게 하는 것이 평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는 개개인의 목소리가 아우성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태이다. 한 쪽의 힘에 의해 조용한 상태는 매우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며 평화롭지 못하다.

강 후보자를 내정한 문재인 정권의 안보에 대한 시각은 이전 정부와 매우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이에 사드배치와 북핵 문제와 관련된 현안인 안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 방식에 따라 강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이언주 의원은 안보 문제를 힘의 논리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 힘은 남성에게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그녀의 발언은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안보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어떠한 측면으로 보더라도 성차별적이다.

강 후보자가 안보에 대한 식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객관적 논리로 이야기하지 않고 ‘여성’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 그녀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많은 남성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었다. 이후 그녀가 우리사회 성 평등을 이야기하려면 최소한 이번 일에 대해 잘못을 인정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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