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사진제공=리얼미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107석 자유한국당과 20석 바른정당의 지지율 합계가 20% 내외를 기록 중이다. 제19대 대선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했던 보수정당들에 대한 국민의 외면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원인은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해 맹목적으로 옹호하다가 결국 대통령 파면이라는 참사를 겪은 후에도 반성은커녕 끊임없는 국정 발목잡기로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양극화 극복’과 ‘국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할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진 못하고 맹목적인 ‘반북 친미 추종’과 ‘반서민 재벌옹호’의 낡은 이념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니 국민의 지지를 받을 리 만무하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실정으로 문재인정부에 권력을 넘겨준 이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사건건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으면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에서부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일부 흠결을 침소봉대하며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최근에는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하며 추가경정예산 심사나 정부조직법 개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등에 대한 어깃장을 놓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런 와중에도 생뚱맞게 정우택 원내대표가 위원장으로 있는 운영위원회는 소집해 조국 민정수석 출석을 요구하면서 여야 충돌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상징인물에 대한 흠집과 부정적인 이미지의 덧씌움을 통해 고공 행진 중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를 추락시키겠다는 심보를 국민이 모를 리 없다. 40여 년 전의 개인사에 대한 법원판결 공개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킴으로써 검찰개혁을 무산시키려는 움직임도 큰 맥락에서는 동일한 흐름이라 할 수 있겠다.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새정부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이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고 반대를 위한 반대, 몽니만을 부리고 있는 이유는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이들을 옹호했던 구 새누리당의 패악질에 대한 국민반감으로 이루어진 정권교체와 보수세력의 부패와 비리, 무능이 지속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향후 국면에서 보수 정치인들은 지방선거에 이어 다음 총선에서의 몰락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국정농단 발목잡기와 협치 파괴는 어차피 국민의 눈 밖에 나서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얻기 힘들고, 정책을 만들어낼 의지와 시스템도 붕괴됐으니 사사건건 정쟁으로 몰아가 양비론을 확산시키고 강경투쟁으로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세력의 의도는 몰락의 가속화만을 가져올 뿐이다. 보수본당 자유한국당과 개혁보수를 내걸었으나 최근에는 자유한국당 2중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바른정당이 현재와 같이 보수의 혁신은커녕 국민에게 버림받은 구태의 모습만 반복한다면 보수의 미래에는 희망이 없다. 국민들의 의식과 수준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 정권교체를 거치면서 놀랍도록 발전했고, 신자유주의적 사회양극화와 실업 및 비정규직 등의 사회문제는 국민의 안정적인 삶에 대한 올바른 대안이라는 시대정신을 요구한다.

보수가 살아남으려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그동안 해왔던 방식의 정반대로 하면 된다. 반문재인 투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재인정부보다 더 국민과 소통하고, 고통 받는 대중의 삶 속으로 뛰어드는 경쟁에 나서야 한다. 국익을 우선에 두지 않고 무조건적인 반북과 맹종 친미로 한반도의 긴장격화와 전쟁 위기를 불러오거나, 재벌을 옹호하면서 노동자와 서민을 울리는 낡은 이념을 버릴 때만이 국민은 보수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나라의 미래나 민생을 외면하고 기득권만을 옹호하려는 정치집단에게 속아 넘어갈 과거의 국민이 아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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