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교통 차고지

오산교통 사업주의 끝없는 탐욕과 오산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결국 대형 사고를 불렀다.

경기도 오산과 서울 사당동을 오가는 오산교통 소속의 광역버스 운전자가 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부근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내 50대 부부 두 명을 숨지게 하고 16명의 부상자를 낸 대형 인명 참사를 낳았다.

사고의 현상적인 이유는 새벽부터 자정까지 보통 하루 18시간 가까운 장시간 노동에 따른 졸음운전이다.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매일 휴식시간이 5시간 남짓에 불과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5대의 M버스 운행에 배치된 기사는 1대당 2명꼴도 되지 않아 8명에 불과했으며, 하루 5~6회씩 운행하면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올해 2월 28일부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운전기사에게 하루 8시간 이상 휴식, 2시간 이상 운행 후 15분이상 휴식의 적정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하나 법조문은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오산교통 사업주는 광역버스 운행을 위해 지난 2월 22일 국토교통부로부터 7대 40회를 인가받고서 실제로는 3월 20일부터 5대 28회로 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에는 보고도 않고, 만만한 오산시에만 관련 사실을 알렸다.

오산교통 측은 또한 ‘교통사고 수리비를 보험료로 처리하면 보험료가 할증된다’는 이유로 운전기사에게 수리비를 강요한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자격증도 없는 정비사 4명을 불법으로 차량 정비에 투입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과거에도 오산교통 사업주는 환승할인과 적자노선 등에서 발생하는 손실 보조금 등을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로 2015년 1월 징역 2년 추징금 22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 역시 2010~2013년 수차례에 걸쳐 업체 대표로부터 ‘노사협상에서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철회해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014년 10월 징역 10월에 법정 구속됐다. 당시 오산교통은 2012년 탑동 소재 공영차고지를 시로부터 무상 임차해 운영하고, 화성시 소재 운송업체에까지 차고지를 무단 제공하는 등 자주 구설에 올랐다. 또한 공영차고지를 운영하면서 바닥 포장과 세차시설 등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않았고, 불법적으로 자가 정비, 수리 행위를 하는데도 제대로 시 단속도 받지 않아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온갖 비리와 의혹에 휩싸여 있으니, 이쯤 되면 오산교통은 가히 복마전이라고 할 만하다.

오산시는 개정된 여객운수법에 따른 제대로 된 단속을 하지 않아 사실상 이번 대형인명참사 사건의 공범이 됐다. 오산시는 사전에 오산교통의 인력수급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았지만, 별다른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오산교통 소속 버스 기사들이 “버스 기사에게 8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기로 한 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에 진정을 넣고, 오산시로 민원이 넘어왔지만 형식적인 조사만을 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루 8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불법행위에 대해 과징금 180만원을 부과하지 않았고, 인력 충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산의 시내버스 노선 등을 독점하고 있는 오산교통과 오산시의 해묵은 유착 의혹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유이다.

오산시는 대형참사가 발생한 지 며칠 지난 14일 ‘운수종사자의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사항과, 여객자동차운수종사자 인·면허 준수 여부 확인, 운행차량 안전 점검, 인력수급과 노선 안정적 운영’ 등 “버스 안전운행 종합대책을 시행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뒷북행정의 진수를 보여줬다. 오랜 시간에 걸친 사업주의 무분별한 탐욕과 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결합한 정경유착형 난맥상은 결국 18명의 사상자를 내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제는 서로 책임을 면하기 위한 변명과 대책 마련으로 호들갑이다. 수사당국은 오산교통과 오산시의 비리와 무책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모두 엄정히 조치해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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