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영동시장 2층 유휴공간 660㎡를 개조하여 ‘28청춘 청년몰’을 열었다. 중소기업청이 공모한 '2016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된 결과다. 젊은이들이 28개 점포를 운영해 전통시장을 젊고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탈바꿈시키자는 바람을 담아 ‘28청춘 청년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국비 7억5000만원, 시비 6억원, 영동시장 자체 지원금 1억5000만원 등 모두 15억원이 투입된 청년몰은 청년 상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직접 제작·생산한 상품을 판매한다. 점포는 퓨전 푸드코트몰(9개 점포)과 관광특화상품몰(17개 점포)로 구성되어 있고, 공동 점포 2곳은 단기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청년몰은 현재 푸트코트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음식 종류에서는 원주, 전주, 군산과 같은 재래시장 속 젊은 청년 상인들의 선례와 차이 나는 특색을 찾아 볼 수 없다.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예쁜 게 꽃만은 아니다. 이곳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팔고 있는 ‘오아시스’의 임승빈 씨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

“수원에서 할아버지 때부터 살았고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냈기 때문에 제 인생의 첫 창업을 수원에서 시작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호주에서 요리 공부를 5년 정도하고 한국에 왔을 때 청년몰 사업을 알게 됐고 기회가 좋아 참여하게 됐는데, 제 원래 목표는 양식이지만 1인 창업이다 보니 메뉴를 샌드위치로 정했어요.”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을 한 임승빈 씨는 영동시장 근처에 있는 검도장을 다녔고, 시장 앞 천변에 즐비하던 노점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유년시절 추억이 있는 곳에서 사회인으로서 첫 시작을 하는 그의 창업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부모님도 살고 계시고 제가 나고 자란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일 할 때 좀 더 신경이 쓰여요. 이곳 시장에 오시는 분들 중에 저를 아시는 분이나 저희 부모님을 아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건너건너 다 아는 사람들이니 그 분들을 위해 만드는 음식을 허투루 만들 수가 없죠.”

철새와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신도시에서는 이웃 간에 서로 안보면 그만이고 만남 이전의 삶을 서로 모른다. 살갑고 정겨운 이웃이기 보다는 서먹서먹하다. 이와 달리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은 길에 굴러다니는 돌덩이도 함부로 찰 수 없다.

“저희 가게에서 만드는 음식들은 터기산 유기농 밀가루와 호주산 소고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산입니다. 샌드위치 빵도 제가 만들고, 가공식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원재료에 충실한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가볍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샌드위치지만 맛있고 건강하게 만들었죠..”

자극적인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졌을 것 같은 젊은 청년이 만들어낸 건강한 샌드위치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하다. 청년몰에서 파는 청년 상인이 만드는 음식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나 건강을 생각해야할 중년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음식이 될 것 같다.

“수원에 피자, 파스타 같은 이탈리안 음식을 파는 곳은 꽤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양식집이 없는 것 같아요. 청년몰은 1인 창업이라 샌드위치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제 브랜드를 가지고 양식 메뉴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하는 게 최종 목표에요.”

임승빈 씨는 건강하고(health), 행복하고(happy), 마음이 치유되는(healing) 오아시스 같은 음식을 만드는 게 목표다. 3H를 중심에 놓고 있는 그는 요식업에 첫 발을 내딛은 청년 상인으로서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다.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재래시장에 있다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이 재래시장을 찾진 않는다. 그곳에서 파는 음식을 먹기 위해 시장을 가기보단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게 수원에 사는 젊은이들이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발길도 잡고, 화성이라는 매력적인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들도 잡기 위해 28청춘 청년몰 사장들은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신만의 이야기와 소신, 철학을 가지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청년 사장 임승빈 씨도 이 전투에서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많은 것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결말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28청춘 청년몰의 임승빈 청년 상인의 건강한 샌드위치가 흥행하길 바란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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