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신동지구 래미안영통마크원 1, 2단지(이하 래미안) 입주민들이 수원교육지원청과 수원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분노하며 “4년 전에 약속했던 망포1초교 배정 약속을 지켜라”면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학교를 다니기에 지나치게 멀고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아이들의 통학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지난 28일 오전 11시 수원시청 동문에서 30여명의 시민들이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 집회를 진행했다. 우비를 입고 띠를 두른 사람들 속에는 대여섯 살로 보이는 아이들도 있고, 머리가 하얗게 센 시민들도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는 뭘까? 62세 김 모 씨에게 집회 참여 이유를 들어봤다.

“제가 사는 아파트 아이들이 평소에 학교 다니는 걸 보면 무척 불안해요. 큰 도로도 건너야 하고, 날마다 셔틀 버스 타는 것도 그렇고. 아파트 옆 가까운 곳에 초등학교가 생기고 그곳으로 다닐 수 있게 입주 전에 약속을 했었는데 이제 와서 왜 안 된다는 건지 너무 화가 납니다. 아직 전 손자, 손녀가 없지만 다 내 자식 같고 내 손주 같아서 같이 하려고 나왔어요.”

수원시 신동지구 래미안 1, 2단지는 2013년 11월 입주 당시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 및 시·도의원과의 수차례 협의 끝에 당분간만 곡반초교로 다니고 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시 공동학군 배정을 검토해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에 대해 2013년 9월 교육청 공문으로 확답 받았고 2019년 망포3지구 망포1초교의 개교를 기다리던 중 7월 초에 우연히 입학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래미안 1, 2단지가 공동학군 배정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래미안 초등학생 250여명은 곡반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입주민들은 “래미안에서 곡반초등학교까지 통학거리가 1.5km에 달하고, 크고 작은 횡단도로를 8개 이상 건너야 하며, 통학로 주변에 세차장, 공사장, 주유소 등의 시설물과 중장비 차량의 이동 및 매연 등이 심각해 안전에 문제가 많다”고 우려한다.

현재 월 1만5천원의 비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셔틀 버스 지원금도 30개월 후에는 소진되면서 이후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당 비용은 3만5천~5만원 정도 들 것으로 추산된다. 삼남매가 스쿨버스를 이용할 경우 한 달 통학 교통비용만 15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통학 여건의 문제로 입주민들은 입주 초기부터 수원시와 수원시교육지원청에 민원을 넣고 함께 협의해 망포1초 공동학군 배정을 협의했다. 당시 래미안 학생들이 곡반초교를 다니다가 2019년 망포1초가 개교하면 공동학구로 지정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런데 이번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에서 망포1초 설립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래미안 1, 2단지가 제외된 것이다.

수원교육지원청이 2015년 망포1초 설립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처음 제출했을 당시에는 망포3지구의 아이파크캐슬, 현대힐스테이트 등과 함께 신동지구의 래미안 1, 2단지가 포함됐다. 그러나 교육부가 ‘현재 곡반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굳이 학교를 옮길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재검토 판정을 내렸고, 수원교육지원청이 래미안 1, 2단지를 제외시킨 안을 다시 올려 교육부 심사를 통과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입주민들이 수원교육지원청에 찾아가 항의하며 배제 이유를 문의했다.

“처음에는 담당 주무관이 예산 문제라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 문의했어요. 그랬더니 신동지구를 포함한 48학급은 173억이고, 제외한 42학급은 185억이라는 거예요. 그럼 예산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 다음에는 분산배치를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지구가 분산배치 대상이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래요. 정확한 이유라도 알고 싶어요.”

입주민들은 교육청이 망포1초가 망포3지구에 설립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신동지구를 포함시키기로 한 4년 전 약속을 공청회나 주민 설명회도 없이 약속을 변경한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 현재 통학 거리와 안전성 문제에 대해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이 함께 협의를 했던 사안이므로 당초 협의한 대로 공동학군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원교육지원청은 망포1초 개교 관련해서 이미 결정이 났기 때문에 통학구역 조정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 후 입주민들은 수원교육지원청과 수원시와 함께 협의하는 자리를 갖고자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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