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택시 운전 잘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연구 많이 했어요. 요령을 터득한 거죠. 처음에는 하루 사납금 채우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능숙해졌어요. 택시 운전 해 보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요. 가만히 있으면 절대 손님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3개월 된 초보 택시 운전기사 이성용 씨를 시흥복지관에서 만났다. 65세의 그는 기술직 공무원으로 30년 공직생활을 했고, 은퇴 후 5년 간 꿀처럼 달달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열심히 놀고, 배웠지만 뭔가 공허한 마음도 들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택시 운전에 도전하게 됐다.

“다들 말렸죠. 아주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는데 65세에 무슨 택시 운전을 하느냐고요. 몸 건강하고 사지 멀쩡하고. 그런데도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죄 같아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그는 노후에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건강 이후의 삶 바로 제2, 제3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택시운전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 한다. 새로운 인생공부라고나 할까. 자신이 몸을 움직인대로 돈을 벌 수 있는 정직한 일이다. 부인에게 눈치 안 보고, 60대 중반에 스스로 용돈까지 벌어 쓸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단다.

하루의 일과를 새벽 4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아침에 1시간 이상 기체조를 하고, 소식으로 식사를 한다. 집에서 6시 나와서 안산이나 시화공단 쪽 가는 직장인들의 출근길에 콜을 받아서 달려간다. 요즘에는 대체로 카카오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낮 11시까지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점심 식사는 집에 가서 부인과 나눈다. 점심을 황제처럼 많이 먹는다. 낮잠을 잠시 청한 후 쉬었다가 오후 3시 다시 나간다. 오후 시간에는 노인이나 주부들이 택시 이용이 많다. 다시금 퇴근시간이 되면 공단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콜 요청이 많다.

“택시 운전 해 보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3세대를 동시에 만나는 즐거움이 있어요. 다양한 연령대와 대화를 나누게 되니까요. 사람들이 ‘감사합니다’하고 내릴 때 보람도 크더라고요. 저는 어르신들이 타면 돈을 안 받아요. 3천원 5천원 정도는 그냥 모셔다 드립니다. 시외로 멀리 가실 경우는 반만 받아요. 택시 운전 시작하면서 제가 세운 원칙이에요. 이렇게 하면 다음에 돈을 더 벌 기회가 생겨요.”

모든 일은 자신이 뿌린 만큼 거두게 되는 걸까. 평소 그는 하루 평균 택시 회사의 사납금으로 13만원을 입금한 후 2만원 정도 더 번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있다. 그 중 나도 즐겁고, 남도 즐겁게 하는 일이면 금상첨화다. 이성용 씨는 아직도 스스로 청춘이라고 여기면서 용기있게 도전하는 삶을 산다. 택시 운전사 이성용 씨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세요. 그리고 결심하고, 진행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분명 길이 열립니다. 앞으로 1년 정도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잠시 경험해 보는 것도 즐겁죠. 경험해 본 후 개인택시 사서 사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우선은 해 보는 거죠. 택시기사를 하면서 세상 공부를 다시 하는 것 같네요.”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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