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집’은 평생 일궈온 내 삶의 모든 것
기세우(오산 궐동 1통 반장) | 승인 2017.08.30 20:44

오산시 궐동재개발정비사업 해제를 청원합니다.

행복도시 오산시를 만드는데 지대한 공로를 세우고 계신 곽상욱 시장님, 그리고 안민석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궐동에서 58년을 살아왔고, 현재 궐동 1통 반장을 맡은 ‘기세우’입니다. 열두살 때 오산 궐동으로 이사와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지요.

제 평생 생업이 농사였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바쁘게 농사를 짓다 해질 무렵 서쪽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요즘엔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면 내 인생과 함께 변해온 우리 궐동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철렵하고, 물 길어 먹고, 미역 감던, 우리고장의 젖줄 오산천.

작은 개울물이 여기 저기 흐르고 논과 밭이 풍요로웠던 우리동네 궐동.

제 나이 일흔이 넘었지만 궐동을 뿌리삼아 살아왔던 저의 인생이 아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존경하는 안민석 의원님, 곽상욱 시장님.

요즘 우리 동네 궐동이 시끄럽습니다. 마을 곳곳에 붉은 기가 장렬하게 휘날리고 이 동네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한숨이 깊어집니다. 바로 궐동재개발 사업 때문입니다. 지난 4월 1일 시공자선정총회를 한다고 총회 책자가 집에 날아온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두산건설이 사업자로 들어온다는 내용과 함께 도급계약서가 같이 왔습니다. 어이없게도 황당한 노예계약서 이더군요.

왜 그런지는 현명하신 곽상욱 시장님이나 안민석 의원님은 궐동 시공자선정 총회 책자나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읽어보면 충분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늘 뭔가 미심쩍은 것을 눈치챘던 저는 그때부터 재개발을 본격적으로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재개발의 보상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더군요. 1991년도에 건축해 25년 저와 함께 살아온 제집의 토지대장과 건축물대장을 떼어보니 1평에 215만원 수준입니다. 설령 공시지가의 120%정도를 감정가격으로 정해 보상받는다고 해도 260여만원입니다.

한평생 모은 재산 집 한 채 있습니다. 우리네 서민들이 다 그렇습니다. 저는 낡고 허름해도 140여평을 소유하고 있으니 낡은 빌라나 아파트를 갖고 있는 노인들은 어디로 쫒겨나라는 것인지 아무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냐는 말들만 되풀이 합니다.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바꿔주겠다는 말만 믿고 조합설립에 동의한 주민들을 무식하고 욕심 많다고만 합니다. ‘재개발사기’를 당해 억울한 사람을 폄하합니다. 저는 일평생 내 몸을 움직이며 일했지 한 번도 사기를 치거나 당해본적이 없습니다.

곽상욱 시장님, 안민석 의원님.

내집에서 쫒겨나 일평생 전세나 월세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재개발시 원주민이 다시 동네에 정착하는 비율이 평균 10%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원주민들은 모르고 당하는 사업이 재개발입니다.

저는 70년대 동네 반장 일부터, 새마을 지도자, 통장, 이장, 화성초등학교의 일까지 40여 년간 마을을 위한 일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함께 울고 함께 웃었던 우리 마을 주민들이 쫓겨나고, 저 역시 제 평생을 일궈온 뿌리인 제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습니다.

안민석 의원님, 곽상욱 시장님.

우리 마을을 본디 그 마을로 보존하고 노인들이 이웃과 옹기종기 살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내손으로 작은 텃밭에 파나 상추 등 먹을 만큼 키우며 큰 욕심 안 부려도 평온하게 살 수 있는 우리 동네를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공정한 정보와 객관적이고 신뢰 있는 정보를 통해 우리 궐동을 지켜나갈 수 있게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곽상욱 시장님과 안민석 의원님에게 청원합니다.

저희 같은 늙은이들이 펄펄 끓는 한여름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집회를 강행할 만큼 주민들의 재개발에 대한 반대가 심합니다.

재개발 재앙에서 궐동 원주민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부디 선처해주시실 바랍니다.

2017년 8월29일 궐동 16-5 기세우 올림

기세우(오산 궐동 1통 반장)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세우(오산 궐동 1통 반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447-800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26-2 3층  |  대표전화 : 031)373-8770  |  팩스 : 031)373-8445
등록번호 : 경기, 다01040  |  발행인 : 조백현  |  편집인 : 조백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백현 대표
Copyright © 2017 뉴스타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