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10만t 안팎 규모의 수소폭탄을 실험하며 위협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다. 입만 열면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등 진보적인 색채의 정당들을 종북이라는 등 색깔 씌우며 ‘안보정당’을 자처했던 그들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연일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로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단결하고 국제사회의 동조를 이끌어내야 할 시점에 장외를 선택한 것이다. 일요일에는 강남에 가서 ‘국민보고대회’를 갖겠다면서 국론 분열을 획책하고 정국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맞서 국제사회가 하나로 초강력 제재안을 모색하는 와중에 제1야당이 벌이는 일이다. 김정일을 이롭게 하는 종북정당이 아니고서는 감히 할 수 없는 작태다.

더구나 그 명분이 언론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기자들을 대량해고 하는데 앞장선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을 옹호하기 위해서라니 황당할 뿐이다. 기자와 PD 포함 10명의 해고, 71명 징계, 187명 부당 징계를 자행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국민의 귀와 눈을 가리고 권력의 언론장악에 부역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장겸을 지키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막는 것이라는 주장이 대국민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가. 자신들이 임명한 공영방송의 사장들이 세월호 사건이나 경찰의 백남기 농민 학살, 국정교과서, 노동악법 추진, 언론장악 등 자유한국당 정권의 민생과 민주주의 압살에 부역했던 것에 보답하기 위해 정권교체 직전 알박기했던 MBC의 김장겸 사수에 올인 하려는 것인가.

국민 상당수는 김장겸 체제의 MBC를 불신하는데 오히려 제1야당은 정기국회 대표연설까지 내팽개치며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전 세계가 난리가 난 상황에 오직 김장겸만은 지키겠다고 거리로 뛰쳐나갔으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범들이 오히려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과잉투쟁을 벌이는 몰염치에 할 말을 잃는다.

이미 김장겸 조차 고용노동부에 자진 출석해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으면서 국회 보이콧 및 장외투쟁의 명분도 사라졌다. 오죽했으면 같은 야권으로 그동안 공조해왔던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까지 등을 돌리며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겠는가 말이다. 북핵 위기 대처 및 산적한 민생과 복지 관련 현안을 해결하고 개혁입법을 추진해야 할 이 시점에 장외로 나도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몽니는 참으로 무책임하다. 공영방송을 위한다면 국회에 들어가 정권의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영방송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방송법 개정에 나서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차라리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국민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의 지방선거를 위해 지지층 결집을 꾀하거나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치졸한 이기주의적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은 왜 자신들이 젊은 층, 최근에는 노인 계층에게조차 버림을 받고 끝없는 지지율 하락 속에 구태정치만 일삼는 시대착오적 정당으로 인식되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김정은의 핵 위협과 민생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고통을 앞에 두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기려는 정치를 하려면 차라리 국회의원 배지를 떼는 게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아니면 성난 국민이 다음 총선에서 당리당략에만 빠진 자유한국당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지도 모른다. 제도권 정당은 국민의 삶과 안전,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온갖 특혜와 혜택으로 국민의 은혜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안보·경제 위기 국면에서 국민의 대표라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벌이는 행태가 참으로 고약하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