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인사문제 때문에 위기로 몰리고 있다. 13일 국회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지구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 신앙적 입장에서 지구 나이는 6000년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할 정도로 인사청문회 전후로 종교관, 역사관, 도덕성, 자질 등 전반적인 면에서 논란을 낳으며 ‘함량미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과 한국경제를 살리기엔 부적합하다는 것이 경제계와 과학계, 정치권의 거의 일치된 견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등을 돌리면서 당청 엇박자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새정부 들어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된 헌법소장 후보자(김이수)를 포함해 6명이 낙마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환 노동부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이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은 국민의 질타 속에 버티기를 하고 있다.

야당은 코드인사를 주로 공격하고 있지만, 문제는 청와대가 허물이 많은 함량미달 인사를 계속해서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과 정책을 제시하고 집권한 세력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집권 초기 참신한 인사를 내세우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 정부는 되풀이되는 자질부족 인사 제시와 인사검증 실패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의 아마추어적인 엉성한 검증과 역량 부족, 무책임한 처신에 국민의 스트레스 지수는 상승 중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대표적인 코드인사로 꼽히고 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도덕적인 흠결도 제기됐다. 그러나 탁월한 능력과 친서민 행보, 소탈함 등으로 현재 국민적 인기가 높고, 성공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지율 공공행진인 대통령과 여당의 발목을 잡기 위한 자유한국당의 무조건적인 반대와 몽니, 국민의당의 기회주의적 처신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인사에 있어서는 부실한 검증과 잘못된 인사 제시 등 빌미를 제공한 집권세력에게 더욱 근원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질과 도덕성에서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사법부 개혁의 기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임명동의안 가결이 불투명해져 버렸다. 또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의 인사가 역대 정권 사상 가장 균형인사, 탕평인사라고 자찬했던 문 대통령은 곤란한 처지로 몰리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성진 후보에 대한 지명철회뿐만 아니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해서도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사실명제 등을 통해 인사 추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더욱 적극적으로 국민의당 등 야당을 만나면서 인사와 국정운영에 있어 협조를 구하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한다. 오만과 안일, 무능력으로 나타나는 ‘인사참사’가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현재의 높은 지지율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이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국정운영으론 위기가 다가오는 징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지율에 취해 느슨해진 분위기를 다잡고 경각심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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