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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극장에서 글쓰기를 꿈꾸었던 소녀<초콜릿처럼 글쓰기>의 저자 김애옥 교수를 만나다
김소라 기자 | 승인 2017.10.12 09:36
김애옥 교수

“박지성이 킥하는 법을 몰라서, 타이거 우즈가 스윙하는 법을 몰라서 매일 연습하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면 몸이 기억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근력이 붙어야 한다.”

동아방송대 방송극작과 김애옥 교수. 최근 인연이 닿아 글쓰기에 대한 조언 및 인생 이야기를 듣고자 만남을 가졌다.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들만큼 유쾌한 만남이 또 있을까?

교수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게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는 삶을 그대로 보여주신 김애옥 교수님. 집 근처 강변역에서 ‘접선’을 하자고 하며 재미있게 암호명까지 알려주셨다. 방송극작과 교수는 어떤 글을 가르치고, 교수님은 글쓰기를 어떠한 계기로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 듣게 되었다.

김애옥 교수는 <응답하라 시놉시스>, <초콜릿처럼 글쓰기>, <엣지있게 글쓰기> 등 글쓰기 책을 출간하고 방송글쓰기 및 국민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90년대 초 MBC방송 아카데미가 처음 생겨 1기로 들어가게 되었고, 결혼하고 아이 낳은 이후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출세가도의 길을 뒤로한 채 아들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공백기를 거쳤지만 다시금 방송관련 학위를 따고 난 후 대학에서 강의하게 되었다. 현재 동아방송대에서 글쓰기와 고전 등 강의를 하고 있다.

“저희 친정집이 극장을 하셨어요. 극장이라고 해봐야 지금과 같은 CGV 대형 극장이 아니에요. 정말 시골의 작은 극장이었고, 아마도 서울 도심지에서 틀고 한참 지난 영화를 보여줬죠. 그 때는 영화 ‘시네마 천국’처럼 필름을 직접 돌려가면서 상영하는 영사실도 있었죠. 저는 어릴 때도 이미 ‘18세 미만’ 영화를 모두 다 보았어요. 영화의 환상적인 상상이 지금껏 글을 쓰는데 있어서 자양분이 된 셈이죠. 아마 자연히 드라마를 쓰고, 극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나 봐요.”

극장집 딸이었다니! 어찌됐든 문화적인 영향력은 한 사람의 인생에 무시하지 못할 힘을 지니는가보다. 오십 줄에 들어서니 이제는 소설도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대면서 최근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을 읽고 있다고 한다. 어떠한 대화 주제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끌어 갈 줄 아는 분이었고, 옆집 아줌마처럼 친근했다.

“사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건 별로 재미없어요. 좀 더 자유로운 일을 하고 싶죠. 제 시간 수업도 해야 하고, 과제 및 시험도 제출하고, 신입생 선발도 하고, 학교 업무도 많고. 오히려 창작에 방해가 돼요. 그렇지만 보람도 있답니다. 학생들이 공모에서 당선되기도 하고, 방송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때가 그렇죠.”

“인생에 정해진 길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도 어디로 튈는지 알 수 없는 농구공처럼 살게 된다”고 말하는 김애옥 교수. “남편은 방송국에서 근무하는데 얼마 전 인사동에서 사가지고 온 80만원짜리 서예 액자를 바라보면서 감흥에 젖는다”면서 비현실적인 남편 흉을 본다. 자신은 “현금이 좋다”고 솔직히 말하면서 말이다.

끊임없이 먹을 것을 내어주시면서 친정 엄마 같은 푸근함을 보여주신다. 집에 갈 때는 선물까지 손에 들려주시며. 이렇게 만남은 또 하나의 인연을 낳는다. 글을 통한 인연, 관계는 그래서 끈끈하고 질기다. 가면을 벗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의 만남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누군가의 삶의 태도를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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