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정계개편이 가시화되면서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정기국회가 한창인 가운데에도 물밑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유한국당과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의 통합파가 내년 지방선거 이전의 통합에서 나아가 이르면 국정감사 이후 연내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의석 6석에 불과한 정의당과 견줄 정도의 낮은 지지율이 고민인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극중주의’를 내세운데 이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내부 여론조사를 언론에 흘리며 탐색전에 나섰다. 박지원 등 호남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모색은 계속될 전망이다.

남 지사는 유승민 의원과 더불어 바른정당 내 대표적인 자강파로 알려져 있다. 지난 박근헤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누구보다 이를 관철시키려 노력했으며, 새누리당을 선도탈당하며 바른정당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 가운데 한명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에서 크게 밀리고 있어 고민이 많다. 바른정당의 낮은 정당지지도와 보수 후보 난립을 극복하지 않으면 경기지사 재선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호평을 받고 있는 경기연정과 청년일자리와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사구시에 입각한 현실적이고 유연한 정책 등 뛰어난 행정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대국민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장남 마약 파문까지 겹쳐 진퇴양난의 국면이다.

비민주, 퇴행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보수를 개혁하자며 독자노선을 고수하자니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가 우려되고, 그렇다고 명분도 없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으로 과거로 회귀할 수도 없다. 미국 예일대를 나와 경인일보 기자를 거쳐 선친의 지역구를 물려받으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국회의원으로 순탄하게 성장하며 대권까지 노렸던 남 지사로서는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은 남 지사로 하여금 보수재편과 신보수의 깃발을 들게 하고 결과적으로 현재의 개인적 위기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남 지사는 보수 정치인 중에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유승민 의원과 더불어 신보수의 상징처럼 되어있다. 최근 가족사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었지만 그의 정치노선과 행보는 보수를 넘어 한국의 정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준다.

수원 출신 5선의 국회의원을 하며 당내 소장파로서, 1천3백만 도민 삶을 책임지는 경기도지사로서 남 지사는 보수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치활동을 펼쳐 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상대 당의 정책을 상당정도 받아들이며 협치에 기반한 연정정치의 성공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념과 지역 중심으로 나누어 싸우는 한국 정치 지형에서 대권을 꿈꾸는 주요 정치인이 실사구시적이고 합리적으로 타협하며 도정을 운영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대선 직전에는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모범적인 선거운동과 토론문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에도 불구하고 처절한 반성이나 혁신도 하지 않고 변한 것 없는 자유한국당과 신보수의 꿈을 접고 자유한국당과 무원칙한 통합을 추진하는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 보수의 이합집산 움직임 속에서, 위기에 처한 남 지사가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떠한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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