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Mid-Term Review(중간회의)’가 수원시와 오산시의 공동주최로 25일 팔달구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호텔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27일까지 예정되어 있는 행사 기간 동안 염태영 수원시장과 곽상욱 오산시장은 이번 중간회의 개최를 계기로 글로벌 학습도시로의 위상을 갖춰 나갈 것을 다짐했다. 양 도시가 학교의 담을 넘어 공간 제한 없는, 또한 젊은 시절 한 순간의 배움이 아닌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평생학습 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이 길은 사회적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서 최소한 배움에 있어서는 남녀노소, 빈부격차 등 차이를 넘어서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비전을 담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생존과 행복한 변화를 위해 우리가 불가피하게 걸어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수원은 상대적으로 평생학습의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다. 유네스코 등재에 빛나는 수원화성을 비롯해 국가지정 문화재 등이 60여개가 있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이다. 도서관 20여개와 시립미술관과 각종 다양한 공연시설이 존재한다. 교육기관이 387개소이고, 평생학습관, 주민자치센터, 마을학습공간 등 600여개의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하면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학습 기반을 자랑한다. 각종 풀뿌리 시민조직과 활동가들도 많아 평생학습, 평생교육의 자산이 경기도 어느 곳보다 풍부한 곳이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원하기만 하면 학습이 가능한 환경인 것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글로벌 학습도시로서 위상을 갖춰 나가겠다”는 선언이 결코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그러나 오산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교육도시 오산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취약하다. 독립적이고 의식 있는 시민단체나 지역 활동가들이 거의 없고, 따라서 아래로부터의 시민중심 주도성을 기대할 수 없다. 재선의 곽상욱 오산시장이 취임 초부터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일관성 있게 이와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나마 시민참여학교나 학부모스터디, 진로코치 등에서 시민강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관과 정치에서부터, 위로부터의 교육개혁 이다보니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민주 시민의식을 키우는 인문학이나 정치사회적 교육은 거의 없고 대부분 문화생활이나 기술 및 기능 습득, 애향정신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콘텐츠의 다수를 이룬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곽상욱 시장을 중심으로 오산은 교육도시라는 비전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전국의 어느 도시보다 먼저 ‘혁신교육’과 ‘백년시민대학’을 선점하며 작은 도시의 특징을 잘 활용해 ‘온 마을이 학교’라는 모토 하에 지역 전체의 자원을 결합시키는 모범 전형을 만들어냄으로써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유네스코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Mid-Term Review’와 ‘2017 오산 글로벌 평생학습포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를 자랑하는 핀란드 에스포시와의 우호교류 협약, 일본 시부야대학과의 시민대학 사업 공동 협력 협약 등의 국제행사를 통해 오산시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더욱 발전된 교육도시로의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평생교육은 일제 치하에서의 주권을 되찾기 위한 민족교육, 독재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 실현, 환경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단체의 교육,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는 광역시나 지자체 중심의 시민대학 등 역사적 배경과 추진주체, 교육의 종류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서울과 광주, 대전, 성남 등 수원이나 오산에 비춰 결코 뒤지지 않는 프로그램과 경험을 갖춘 지자체나 YMCA, 경실련,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 해 오던 교육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와 오산시가 언제, 어디서나, 차별 없이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평생학습도시로의 비전을 제시한 것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행복을 추구하고, 고립에서 벗어나 관계를 형성하는데 교육과 문화만큼 좋은 매개는 없다. 수원시와 오산시가 이번 국제행사를 계기로 향후 내실을 더욱 다지고 시민과 함께 국내외의 선도적인 평생학습 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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