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간당 몇 만원 받는 사람이 될까, 혹은 돈으로 추구할 수 없는 가치를 따라갈까? 스스로 이러한 질문을 던져봅니다. 월급을 받으면 그만큼만 일해요. 하지만 월급을 주지 않는데도 가치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평생학습을 실천하는 사람들 협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인숙 교수는 자신의 최고 자산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내부의 철학과 가치를 통해서 더 큰 일을 이룬다. 유인숙 대표는 평생교육에 몸을 담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2002년도 쯤이었어요.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학부모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플로리스트 과정이 있었는데 재미있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후 플로리스트 강의로 봉사하려는데 학력을 요구하는 거예요. ‘봉사하는데도 학력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통대 영어영문과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당시 세 아이 키우며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살면서 공부하기가 힘든 거예요. 그런데 몇 년 후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었죠. 본격적으로 교육학과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인숙 교수는 스스로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크다. 우연히도 외할아버지와 친할아버지 모두 서당을 하셨다고 한다. 학습적인 분위기에서 자랐고, 부모님으로부터 봉사정신을 이어 받았다. 어머니는 철마다 풍기에 가서 사과를 자루로 사와서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 아버지는 당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을에 다리까지 놨다. 봉사하는 게 자연스럽고, 나눔이 일상인 문화 속에서 자랐다. 그렇다면 평생교육을 하게 된 계기는 무얼까.

“2006년 우연히 문제아와 같은 중학생들을 만나 수업하게 되었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이었어요.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 부모의 문제가 컸고,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죠. 그 중 하나는 지역의 댄스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은 아이였는데 춤을 추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움을 줬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저도 먹게 되었습니다.”

수원은 ‘2017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은 도시다. 2005년부터 평생학습축제를 하고, 평생학습도시 활동을 하는데 과연 평생교육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평실사 협회’를 만들었다. 주부들이 학습동아리로 평생교육사라는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줬다. 처음 시작은 모두 재능기부나 무료봉사로 강의를 하지만 1~2년 후에는 대부분 강사료를 받는 강사가 된다. 유인숙 교수는 마흔이 넘어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게 되었다. 그녀와 같은 꿈을 이룬 사람들이 평실사에 수두룩하다.

앞으로는 평생교육이 마을 곳곳에까지 스며들어야 한다. 1000여 명의 평실사 협회 회원이 있고, 150~3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큰 축제나 행사 때는 70-80명씩 자원봉사자를 자처하는 회원들이 있다. 10년 가까이 평실사 협회를 운영했기 때문에 수원시에서도 공로를 인정한다. 협회는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지만 매년 성과와 함께 성장이 이뤄진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저는 자다가도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막 떠올라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람을 만나고 운영해요.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해나갈 때 진짜 자신의 역량이 개발됩니다. 현재 안산대학교 겸임교수를 하고 있으며 학습매니저 양성 및 마을리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평생학습을 통해 죽을 때까지 배우며 스스로의 잠재력을 찾아나가는 일. 앞으로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요?”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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