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에 왔다.

트럼프가 첫 방문한 곳은 7일 낮 12시경 오산공군 기지 안에 있는 평택의 험프리스 기지다. 북한의 핵동결이 제일의 목표이니 동북아 최대 미군 기지를 방문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험프리스 기지까지 깜짝 마중을 나갔다.

어느 나라와의 정상회담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차원이 다르다. 북한의 핵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극에 달한 시기이며, 무역 불균형에 의한 FTA 문제까지 겹쳐 미 대통령과의 방한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과연 트럼프는 동북아에 평화체제를 이끌어내는 한편, 한국의 우방국으로써 신뢰를 쌓을 것이냐, 아니면 자신들의 국익만을 위해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냐.

이처럼 중요한 시기의 한미 정상화담이니 그 결과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한다 할 수 있다. 때문에 그 결과를 주목하듯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트럼프 방한 찬성 집회와 트럼프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1시간 가까운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양국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결과를 보면 한·미 정상회담은 서로 간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확실해 챙기는 '윈-윈(Win-Win)'의 형태로 마무리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명분을 얻었다. 굳건한 한·미 동맹 바탕 위에 우리 군의 자체 방위력 증강의 기반도 마련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이라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미국의 첨단무기 대량 판매로 경제적 이익을 챙겼다. 또 안보를 매개로 통상문제에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기자회견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언어는 젊잖게 순화되었다. 예측불허의 말 폭탄과 거친 몸짓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 기자의 방위비 분담 질문에도 유연했으며, 한국을 빼돌리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코리아 패싱론’을 일축했다.

그리고 저녁 8시 국빈만찬 자리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의 만남도 있었다. 이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계산된 깜짝 만남이지만 나름대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된다.

그럼 모든 건 바람직하게 끝난 것인가.
아니다. 트럼프의 돌출 발언이 없었다고 안도하며 기뻐할 일은 아닐 것이다.
트럼프는 이번 방한 목적을 ‘미국의 일자리 창출’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즉 한국에 무기 수출과 통상 무역 압박을 통한 이익 추구의 목적을 분명이 한 것이다. 이제부터 나름 손익계산서를 살펴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의 완전해제, 핵추진 잠수함과 첨단 미국 전략무기의 도입 합의를 통해 국방력 증진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막대한 예산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엄청난 군사무기로 무장한다 해서, 그것이 과연 평화를 보장 하는가. 그리고 한반도 통일에 기여하는가. 조삼모사라는 속담이 있다. 무역과 신형무기에 대한 얘기만 있었지 문 대통령이 강조하던 <대화를 통한 평화>의 중요성은 빠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오태영(극작가)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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