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뻔뻔한 처신이 도를 넘었다. 국방부가 무단점유해 사용하고 있는 토지가액이 경기도 내에만 무려 5,889억원이나 달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내 국방부가 불법 점유한 사유지는 총 토지가액이 5,889억(공시지가기준), 면적 1,684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기준 국방부가 불법 점유한 전체사유지 가운데 토지가액은 무려 92%, 면적은 67%에 달하는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무단점유 면적과 토지가액 면에서 모두 파주시가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시 내 국방부 무단점유 지역 총 면적은 948만㎡로, 금액도 공시지가 기준 3802억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체 무단점유 토지 가운데 토지가액은 64.5%, 면적은 56.2%에 달한다.

토지가액을 기준으로 파주시(3802억원), 고양시(915억원), 용인시(495억원), 평택시(141억원), 연천군(126억원) 순으로 경기도 내에서 무단점유 토지가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을 기준으로는 파주시(948만㎡), 연천군(296만㎡), 포천시(150만㎡), 양주시(110만㎡), 고양시(71만㎡) 순으로 경기도내 무단점유 토지 면적이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 내역을 보면 군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무단점유 사유지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이후 분단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토지대장 등의 문서들이 많이 소실됐고, 토지 측량의 오류로 인해 국방부가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무단점유한 사유지가 발견될 경우 국방부가 이에 대해 매입, 임차, 반환 등의 절차를 거쳐 소유자들에게 보상해야 하지만 그동안 국방부는 소유주에게 무단점유한 사실에 대해 미리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피해를 입은 토지 소유주가 불법 점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경우 국방부의 염치없는 태도로 인해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어야 할 국방부가 이럴 수는 없다.

문제가 드러난 이상 국방부와 해당 지자체는 토지 소유자가 미처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받은 피해를 적절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관련 사실을 알리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회도 필요하면 관련 법을 제정하여 지원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보호받을 권리가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국민이 정부에 의해 부당하게 피해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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