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감사의 선물과 연말인사가 오가고 모임을 갖자는 분위기로 떠들썩하다.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도 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어, 사람들에게 중요한 시기가 된다. 이 때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지난날을 추억하거나 앞으로의 날들을 격려한다. 연말을 비롯해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기회를 마련하려는 노력들을 볼 때,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는 것 같다.

감사라는 정서는 긍정심리학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주제의 하나이다. 한때 유행했었던 well-Bing시대를 지나면서 심리학에서도 긍정적인 삶을 조명하기 시작했었다. 심리적인 문제를 교정하는 것에서 내면의 강점과 자원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특히 건강한 삶과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감사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즉,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 아주 좋은 마음의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식물도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마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드는 것과도 같을 수 있겠다.

감사한 마음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의 가치를 더욱더 느끼게 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며, 따듯함과 온정 그리고 소속감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 등 아주 좋은 마음의 영양분이 되어 준다. 더욱이 감사하는 마음은 부정적인 사건을 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울 수 있고, 부정적인 사건에 의해 받는 영향도 더 짧게 지속되게 할 수 있다.

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는 성향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감사일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우울한 기분이 줄어들고 낙관적인 태도가 높아지며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감사한 마음을 지니는 성향도 향상될 수 있다. 그러니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내 주변에 감사한 것들을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만일 선뜻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가 나에게 고맙다고 해 준 말이 진심으로 느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내가 공헌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듯해질 수 있다.

나는 매번 요리를 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곧잘 느끼곤 한다. 또 지금 때와 같이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자연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이런 시기도 감사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수용하는 태도를 증가시킨다. 그러면 점점 삶의 색깔이 행복하게 물들게 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대로 감사한 마음을 받는 것대로 우리네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스며들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 영양분이 비축될 것이다.

우리는 늘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영화 쿵푸팬더에서 쿵푸의 비법이 적힌 용 문서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것과 같이 행복의 비법도 사실은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내가 감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고,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우리가 감사하도록 세상은 항상 무언가를 마련하고 있다. 연말, 새해, 가정의 달, 추석 등 많은 명절과 연휴들이 그 증거 아니겠는가. 이 순간에도 작은 감사로 행복이 자라는 것을 같이 느껴보도록 하자.

안소영(임상심리 전문가)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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