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경필 지사 페이스북 캡처)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차기 경기도지사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설전이 뜨겁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토론회’를 홍보하기 위해 전날 페이스북에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의 티저 광고를 올린 것을 시발로 이재명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양기대 광명시장이 잇따라 비판하는 글을 쏟아낸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근거를 갖춘 깊이 있는 논쟁이라기보다는 경기도지사 후보로서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존재감 각인 차원의 대응에 불과하다. 삶이 팍팍한 도민들에게 정치인들의 정치공방이 한가하고 상투적으로 들리지 않으려면 보다 생산적인 논쟁과 결과 도출이 필요해 보인다.

남 지사 주장의 핵심은 수도권의 규제를 철폐하고 광역서울도(道)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수도권 규제철폐에서 한발 더 나아나 서울과 경기도를 합치자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박근혜 탄핵과 보수 분열로 인한 정세 속에서 도지사 재선이 힘겨워지자 정책이슈를 선도하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구도형성에 나선 모양새다.

남 지사는 “전국 일자리의 대다수를 창출하는 경기도를 수도권규제로 묶어놓으니 기업이 지방으로 가기는커녕 전부 외국으로 나갔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세계경제에서 수도권이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초강대도시’를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갖추자”고 말한다. 경제로 치자면 중소기업 대신 초거대기업을 육성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논리와 비슷하다.

남 지사는 수도권 규제철폐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켜 발생하는 조세수입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지방 인프라가 확충되는 등 상생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남 지사의 도발에 가장 강하게 반박하고 나선 이는 파이터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이 포기운운 하는 건 농담도 안 될 주권모독”이라고 특유의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며 “경기서울 통합은 고등유기체를 거대아메바로 만들자는 주장이다. 자치분권 강화 및 세계화와 지방화의 동시 진행 흐름에 역행하는 황당한 주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해철 의원은 “그동안 경기도가 지역별 특성에 따른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 경기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필요한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해 오지 못했다”면서 “선거철이 되면 단순히 이슈를 제기하기 위해 불쑥 내 던지고 책임지지 않거나 말 바꾸는 일이 반복되는 것,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를 위해 필요한 일을 실천하는 것 보다는 정치적으로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 온 정치풍토에 원인이 있다”고 꼬집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남경필 도지사님이 갑자기 경기도와 서울을 합친다는 ‘원맨쇼’를 해서 황당했다. 경기도의 교통, 청년실업, 수도권규제 등 여러 난제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 격”이라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처절한 몸부림 같아 참 안타깝다. 노이즈마케팅은 그만하고 마지막까지 도정에 더욱 집중하던지 일하기 싫으면 그냥 경기도청을 조용히 나가라”고 쏘아붙였다.

남경필 지사의 견해는 우리사회의 기득권 주류에서 주장하는 견해를 대변하며, 나름의 철학과 근거를 갖고 있다. 세계 및 국내 경제흐름을 관찰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정을 운영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을 담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 중심의 사고로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시대흐름과 충돌한다. 남 지사와 정치인들이 추상적인 정치공세를 넘어 수도권 규제와 지방 자치, 경기도의 발전방안에 대한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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