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국민의당이 분당 직전이다. 양 정당 간 통합에 부정적인 호심민심을 신경 써야 하는 호남 중진의원들과 현재의 지지율 정체를 돌파해야 할 수도권과 영남 중심의 안철수 대표 측 간의 결투이다.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철수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강행 움직임에 대해 ‘보수대연합’ 추진이나 ‘적폐세력에의 투항’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안 대표가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은 부패와 무능, 국정농단의 보수와 손잡지 말고 보다 선명한 개혁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 중이다.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 당시 받았던 26.7%의 높은 국민지지율에 비해 현재 5%내외의 참혹한 여론지지를 받는 것은 안 대표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대선패배와 측근들에 의한 문 대통령 아들 의혹 조작 사건에 대한 자숙 대신 당 대표 선거에 나오면서 자신이 책임지고 국민의당을 살릴 것을 장담한 바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낮은 국민 지지 결과는 안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이나 기존 정당과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새정치, 제3의 길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더 구태스러운 모습만 노출하고 문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이고 감정적인 반대 외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안철수의 대통령 권력에 대한 거의 병적일 정도의 집착이나 의지를 볼 때, 그러나 그가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세력과의 관계가 소원한 현재의 현실을 볼 때 그가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거쳐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하는 보수대연합을 실현하고 그 세력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는 것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안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정치를 할 것이면 ‘차라리 그만 둘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그가 대통령을 포기하지 않는 한 보수대연합을 통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일이다.

안철수의 의도가 어떠하든 그의 정치적 행보는 좋게 봐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민이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보내는 낮은 지지는 바른정당과 통합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안철수 자신의 정치적 무능력과 모호한 정체성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그렇다고 중도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무능력함만 노출하고 있다.

자신의 무능력으로 인한 위기를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보수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려한다. 이명박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역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 역시 같이 호가호위하면서 민생파탄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수구보수든, 개혁보수든 보수는 최소한 몇 년 간은 뼈를 깎는 반성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돌아버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런데 안 대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자신의 권력의지만 실현하려는 잘못에 빠져있는 듯하다. 안철수는 기본으로 돌아가 정치와 국민에 대해 다시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부족한 자신의 정치콘텐츠를 채우려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 안철수의 정치는 스스로의 부족함으로 인해 무너져 왔던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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