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오산은 어떠한 비전을 만들어 낼 것인가.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교육도시 오산’에만 만족할 것인지, 새로운 비전과 정체성을 추가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주목받고 있듯이 오산은 조선시대 4만여명의 전문적인 문화예술인들을 교육 및 관리했던, 오늘날 한류의 뿌리역할을 한 경기재인청이 존재했었던 역사적 도시이다.

본지가 확인한 많은 자료와 논문에 따르면, 경기재인청은 화성군 성호면 부산리에 존재했다. 현재 지명 오산 부산동이 과거 수원이나 화성군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경기재인청이 수원이나 화성에 있었다느니, 경기재인청을 화성재인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기도당굿의 대가 오산 출신 이용우 가계가 핵심 직책에 있으면서 경기재인청 예술 및 인물과 관련한 핵심자료(경기도창재도청안 1책, 경기재인청선생안 1책, 경기도창재청선생안 2책 등)를 보관하고 있었다.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화한 ‘한국 근대 춤의 아버지’ 한성준이나 재인청 춤류를 이어왔던 거목 이동안, 도살풀이의 김숙자, 태평무의 강선영, 조선 말기의 근세 5명창인 이동백, 정정렬, 송만갑, 김창환 등 춤과 소리, 악기연주 등의 예술 명인들 상당수가 직간접적으로 경기재인청과 경기도당굿 예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당시 굿은 종합예술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며, 지금의 종교적 또는 현대과학의 시각으로 재단하면 안되고 당시의 시대상황과 문화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산을 중심으로 화성과 수원은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당시 중요 문화예술인들을 배출했던 곳이자 근현대 민족·민속예술의 초석이 된 곳이다. 오산이 한국 전통문화에 있어 담당한 역할은 실로 대단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재 오산의 정치인들과 지역민들이 이러한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이해를 못하고 있다. 수원은 경기재인청에 관심은 있으나 뿌리가 미약하고 화성은 이동안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으나 재인청 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

경기재인청 복원을 중심으로 한 문화발전 전략은 교육도시 오산에 이은 ‘문화도시 오산’의 도약을 위한 핵심 고리라 할 수 있다. 자본과 자연, 역사적 인물이 별반 없는 오산에서 교육과 문화, 인권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의 콘텐츠 확보와 인재 양성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방향이다.

오산이 그나마 가지고 있는 자산, 즉 오색시장, 물향기수목원, 독산성, 궐리사, 유엔초전비, 오산천 등과 비교해 경기재인청은 향후 오산의 역사, 문화, 교육, 경제,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할 자산이자 기존 자산들을 하나로 묶는 매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재인청은 지역의 정체성과 비전을 수립하고 시민을 하나로 묶으면서 관광과 경제의 부흥을 가져 올 역사 문화적 자산이 될 잠재성이 충분하다 하겠다.

미공군 기지 오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교육도시 오산’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새로이 갖추어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관이 협력하면 오산이 전통문화의 뿌리이자 향후 한류문화를 선도할 ‘문화도시 오산’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아울러 현재 한국 문화의 뿌리 역할을 해왔던 경기재인청 복원을 중심으로 문화와 축제, 교육과 경제 관광을 연결하는 작지만 강한 명품 도시 오산을 만드는 것, 이것은 오산 시민들이 내년에 반드시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제1의 과제이자 의무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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